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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슈라이너병원 라봉떼 원장 "태평양 건너온 인술"

입력 | 2001-10-23 19:57:00


심대평(沈大平) 충남지사는 지난 19일 충남도를 방문한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슈라이너병원 라봉떼 원장(58)으로부터 감사패 를 받고 당황스러웠다. 거꾸로 늘 신세지던 터였기 때문이다.

라봉떼 원장은 슈라이너 병원과 충남도가 장애아동치료 협정을 맺은 97년 3월 이후 선천성 또는 화상으로 인한 충남도내 기형 어린이 9명을 무료로 치료해 줬다. 이들은 모두 국내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한 아이들이다.

감사패에는 충남도가 생활이 어려운 어린이 환자들을 발굴해 우리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주선해 준데 대해 감사한다 고 쓰여 있었다. 충남도가 이들에게 항공료와 체재비를 제공하고 있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라봉떼 원장이 바쁜 병원 업무에도 불구하고 서울 행사(GCS LA클럽 한국연수)를 4일이나 앞두고 충남도를 찾은 것은 그동안 치료받은 아이들의 회복상태를 살피기 위해서였다.

이에 따라 그는 심지사를 만난 뒤 곧바로 부여의 박모양(18) 등 2명의 집을 방문해 회복상태를 살핀데 이어 공주 남부장애인복지관에서 그동안 슈라이너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거나 앞으로 받을 아이들 19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한 부모가 앞으로 치료받을 경우 언어 소통이 되지 않을 것을 걱정하자 여러분들의 치료를 위해 한국인 간호사 2명을 채용했다 고 안심시켰다.

자리를 뜰 즈음, 슈라이너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완쾌된 석모군(19) 등이 손수 만든 한과와 꽃 등을 선물한 뒤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 고 전하자 이렇게 달랬다.

울지마. 고마와 할 것 없어. 우리는 몸이 불편하지 않으니 빚이 많은 사람들이다. 불편하지 않은 사람이 불편한 사람을 돕는 것은 인종과 국경을 떠나 의무처럼 당연하 것이야.

슈라이너 병원은 미국의 사업가 등으로 구성된 봉사단체 슈라이너 가 경제적으로 병자를 돕자며 1922년 세운 병원이다.

*사진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