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작전을 라마단(이슬람 금식월)이 시작되는 11월 중순까지 완료할 방침이라고 일본 교도통신 등 외신들이 23일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미국이 이와 같은 시한을 지키기 위해 반(反) 탈레반 연합체인 북부동맹과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군사작전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마련한 시나리오는 탈레반 정부를 전복시키고 오사마 빈 라덴을 체포하는 것이며 또 다른 선택 방안은 탈레반 정부의 입지를 약화시킨 뒤 북부동맹으로 하여금 빈 라덴의 소재를 추적토록 하는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미국은 21일과 22일 탈레반군과 북부동맹군이 대치하고 있는 수도 카불 북부 전선을 폭격한 데 이어 23일 새벽에도 두 차례에 걸쳐 카불을 공습했다.
AFP통신은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이날 새벽 카불 상공에 전투기가 나타나 3발의 폭탄을 투하했으며 몇 시간 뒤 또다시 2발을 떨어뜨렸다”고 전했다.
미국이 잇따라 카불 북부 전선을 폭격한 것은 탈레반군과의 전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북부동맹의 군사작전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동안 카불 점령을 시도하며 북쪽에서 전선을 확대하고 있는 북부동맹에 대한 지원에 인색한 태도를 보여왔다. 북부동맹은 아프가니스탄의 최대 종족인 파슈툰족이 아닌 데다 국민의 지지도 받지 못해 탈레반 전복 이후 정국을 주도할 경우 정정 불안이 가시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22일 전황 브리핑에서 “땅을 더 점령할 능력이 있는 지상의 부대를 돕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해 미국이 북부동맹 지원에 나섰음을 확인했다.
미국이 ‘북부동맹 지원’으로 방침을 선회한 것은 겨울이 닥치기 전에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11월17일부터 시작되는 이슬람의 라마단 금식월에도 공격을 계속할 경우 이슬람권의 반발이 거세질 것이라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탈레반측은 미 공군기가 23일 아프가니스탄 서부도시 하라트의 이슬람 사원에 폭탄을 투하해 기도하던 주민 15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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