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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인터뷰]문희준, 로커로 훨훨…'얼론' 보름만에 40만장

입력 | 2001-10-24 18:26:00


‘H.O.T.’의 전 멤버 문희준(23)이 로커로 변신했다.

그리고 그 변신은 성공했다.

기존 댄스 팬들의 예상을 뒤업은 ‘모험’이었는데도 팬들은 오히려 더 갈채를 보냈다.

10월초 나온 솔로 데뷔 음반 ‘얼론(Alone)’은 보름만에 40만장 선을 넘었다. 신나라미디어의 주간 판매 순위에서는 두 주째 정상.

최근 기자와 만난 문희준은 “록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는 음악”이라며 “‘H.O.T’로 활동할 때도 록의 함성은 늘 귓가를 맴돌았다”며 록 예찬론을 폈다.

그는 ‘H.O.T.’로 데뷔하기 전 아마추어 록 밴드에서 드럼을 연주했다. 새 음반의 23번째 트랙에 숨긴 노래 ‘단추구멍 인생’는 그가 고교 2년때 작곡한 노래다. 트로트와 록을 접목시킨 곡으로 최근 인기높은 ‘크라잉넛’의 ‘밤이 깊었네’를 연상시킨다.

‘얼론’은 애절한 선율, 강렬한 메탈, 힙합 사운드가 어우러지는 특이한 노래다. ‘H.O.T.’의 껍질을 벗고 뮤지션으로서 힘찬 날갯짓을 펼쳐보겠다는 ‘야망’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전수록곡을 모두 작사작곡했고 프로듀싱도 직접 했다. 기타를 맡은 정기송은 “희준이 고난도의 연주를 요구해 녹음할 때마다 고된 연습을 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얼론’은 해외 입양아의 아픔과 역경을 담았다. 그는 “가사의 초점을 ‘해외 입양아는 불행하다’는 데 맞추면 진부해 공감을 얻기 어렵다”며 “이들이 뿌리를 찾고 싶어하고 성장기에 주변의 ‘왕따’에 시달리는 등 구체적 사실을 가사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입양아의 아픔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뒤졌다.

이밖에 여러 수록곡들도 모두 ‘H.O.T.’에 대한 ‘결별 선언’이나 다름없다.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한 비판을 강렬한 메탈 사운드에 담은 ‘레드 앤 화이트’, 지나온 삶의 가치를 송두리채 부정하는 ‘천상의 아리아’ 등. 특히 데스 메탈과 테크노 사운드의 접목에서 문희준은 “내가 언제 댄스음악을 했냐”고 시치미를 뗀다.

문희준은 “‘H.O.T.’는 의식도 없고 기획에 의해 만들어진 그룹이라는 비판이 가장 따가웠다”며 “편안하고 즐기는 음악은 가요계에 많으므로 나는 나대로 ‘생각에 잠기게 하는 록’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