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딸 우경이는 요즘 한창 한글을 배우고 있다. 이젠 기특하게도 신문의 큰 제목 정도는 제법 읽을 줄 안다.
얼마 전 우경이가 물었다. “엄마 ‘왕따’가 뭐예요?”
집단 따돌림이 심각하다는 신문기사의 제목이었다. 그 옆에는 가출, 폭력 등등 순진한 아이들이 아직은 몰라도 될 만한 단어들이 지면을 도배하고 있었다.
만약 우경이가 “‘청소년 성매매’가 뭐예요?”라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유치원 다니는 우경이도 내후년이면 ‘학생’이 될 텐데 학교에 보내놓고도 과연 안심할 수 있을까. 아이들 인성교육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은 없을까.
곰곰 생각하다 가끔 TV에서 본 ‘칭찬합시다’라는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칭찬받는 사람보다 남을 칭찬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가슴속 저편에 따뜻함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던 기억.
TV 모니터만 멍하니 바라보는 것보다 직접 참여하는 방법을 찾다 인터넷 교육관련 사이트들에도 이같은 코너가 있다는 걸 알았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서 운영하는 ‘에듀넷(www.edunet4u.net)’이 하나. 초기화면에서 ‘초중학생’을 선택한 뒤 참여마당→우리만의 이야기→함께 하는 이야기→칭찬합시다를 차례대로 클릭해가면 된다.
백초혜 어린이는 아빠를 칭찬했다. ‘전 항상 일하시는 아빠를 칭찬합니당∼. 우리 아빠는 늦게까지 일하시는데 또 일요일에도 일하신다고 말하십니다. 우리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아빠를 칭찬합니다’.
김영석 어린이는 ‘얼굴도 예쁘고, 마음씨도 착하고, 공부도 잘하고, 어려운 아이들도 잘 도와주고…’라며 반회장인 연경이를 칭찬했다.
삼성출판사가 만든 초등학생 인터넷학습지 ‘와이즈캠프(www.wisecamp.com)’도 칭찬합시다 코너를 운영했다. 지난달 14일부터 한 달간 진행한 ‘친구와 희망찾기’에 1000여명의 학생들이 글을 올렸다.
죽은 비둘기를 곱게 묻어준 친구, 가난한 탓에 거지라고 놀림받지만 밝고 꿋꿋하게 사는 내 친구, 신발을 잃어버린 내게 선뜻 자기 신을 벗어준 친구 등 예쁜 사연을 보낸 30명을 뽑아 선물을 준 와이즈캠프는 곧 칭찬합시다 코너를 상설화할 예정이란다.
정보기술(IT) 전문 교육업체인 ‘하우와우닷컴(www.howow.com)’도 바쁜 일과로 함께 하기 힘든 가족들을 한 곳으로 모아 서로의 정을 느낄 수 있는 ‘한글로 만드는 가족신문’, ‘나만의 일기장 만들기’ 등의 코너를 들러볼 만하다.
이밖에 인성스쿨(www.insungschool.com), 초등참사랑(http://chocham.zzagn.net), 학생봉사활동 길라잡이(http://yp2000.web.edunet4u.net) 등의 사이트도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다.
핵가족화 구조 때문에 점점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우리 아이들. 이들에게 사회는 함께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주는데 수많은 사람들과 의견과 고민을 함께 나누고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인터넷이 일조할 수 있지 않을까.
정옥희(37·서울 서초구 서초3동·Oki.Chung@geahk.g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