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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품을 말한다]백의현의 오페라 '여자는 다 그래'

입력 | 2001-10-25 18:24:00


모차르트의 희가극 ‘여자는 다 그래(코지 판 투테)’는 1996년 국립오페라단 제84회 정기공연에 이어 이번에 두번째로 연출하게 된 작품이다. 같은 작품을 다시 연출하는 부담과 우려가 적지 않았으나 새로운 무대 장치와 의상, 출연자들 덕분에 그 부담을 벗게 됐다.

나는 작품의 핵심을 쉽고 정확하게 표현하고자 하며 모차르트의 음악과 출연자의 동작이 서로 조화를 이뤄갈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이 작품은 두 쌍의 연인 및 또다른 두 사람을 통해 우리가 갖고 있는 사랑의 본성을 조망한다. 특히 음악적 연기적으로 잘 훈련된 가수의 기량이 요구된다. 여섯명이나 되는 주요 등장 인물을 관객들이 쉽고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장면의 잦은 전환으로 극의 흐름이 방해받지 않도록 주요 배역의 등장과 퇴장을 세심히 조절했다.

이 작품에서 합창은 잠깐 등장하며 음악적인 비중도 크지 않다. 그러나 무대에서는 무용수 8명과 합창단 24명을 등장시켜 주인공 남녀의 사랑을 시각적으로도 표현하려 했다.

궁극적으로 한번 쉽게 웃고 지나가는 희극 대신 참사랑을 완벽하게 실천하지 못하는 인간들의 세속적 사랑이 종교적 차원으로 승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마지막 결혼식 장면에서 연인들은 거짓으로부터 벗어나 어린 아이와 같은 순진함으로 진실을 고백하며 서로 화해와 용서를 구한다. 모든 불행과 시련을 이기는 것은 사랑이다.

아름다운 음악과 더불어 세상의 어둠을 몰아내는 사랑의 빛이 눈부시게 내리쬐는 가운데 막을 닫고자 한다.

#26,27일 오후 7시반, 28일 오후 4시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소프라노 박경신 김현주, 테너 이원준 전기홍, 베이스 연광철 유지호 등 출연

#2만∼7만원

#02-586-5282

백의현 (이화여대 작곡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