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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벌키 니트' 거리 누빈다

입력 | 2001-10-25 18:34:00


어느덧 찬바람이 느껴지면서 ‘어머니가 짜 준 스웨터’ 같은 스타일의 의상이 거리에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벌키(Bulky·부피가 큰) 니트’ 라 불리는 이 패션 역시 사그라지지 않는 복고풍의 여파로 해석된다. 얼마 전까지 캐시미어 소재의 얇은 겉감을 사용해 하늘거렸던 것과는 반대로 보기만 해도 풍성한 털실뭉치가 연상될 정도다.

▽풍성한 게 좋다〓벌키 니트의 가장 큰 특징은 재질이 두껍다는 것. 그래서 손으로 직접 짜 놓은 것 같은 느낌이 난다. 들어가는 무늬도 큼직한 꽈배기나 마름모꼴이 많다. 코트를 입기엔 부담스럽고, 얇은 옷만 입기에는 약간 추운 듯한 요즘에 특히 더 실용적인 외출복이 될 수 있다.

이번 시즌에는 벌키 소재가 카디건이나 목 부위를 한두번 접어 입을 수 있는 터틀넥 스웨터의 겉감으로도 많이 쓰인다. 너절해 보이는 빈티지룩이나 상반된 소재를 함께 입는 믹스매치룩을 연출하기에도 좋은 아이템.

벌키 니트의 색상은 단색이 가장 많지만 일부 브랜드에서는 체크 무늬나 다이아몬드 무늬로 캐주얼한 분위기를 강조하기도 했다. 좀더 멋스럽게 입으려면 데님 소재의 하의나 같은 벌키 소재의 롱 머플러, 모자와 함께 코디하는 것이 좋다. 롱 머플러 역시 이번 시즌부터 복고 바람을 타고 유행하는 것이지만 니트와 다른 소재를 착용하면 어색해 보일 수 있으므로 신경을 써야 한다.

‘금사(金絲)’를 사용한 벌키 니트를 입고 체인형 금색 벨트, 검은색 가죽 스커트에 격자 무늬가 들어간 갈색 스타킹을 함께 코디하면 한결 고급스러워 보인다. 벌키 소재의 인기는 ‘슬림 앤 롱 룩(가늘고 길게 보이는 스타일)’을 앞세워 무조건 섹시함만을 강조하는 패션 조류에 대한 일종의 반작용이다. 젊은층에서 ‘이지 룩(헐렁하고 편안한 스타일)’ 이 뜨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요령껏 입자〓벌키 니트는 뚱뚱한 사람에게 잘 어울리지 않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밝은 색상에 목까지 두껍게 덮는 터틀넥을 입는다면 ‘호빵맨’이 될 가능성이 있다. 뚱뚱한 사람은 라운드넥이나 V넥에 차분한 색상을 입어 시선을 분산시켜야 한다. 조직의 실이 굵고 듬성듬성 매듭이 지어 있기 때문에 구입할 때에는 실의 중간중간이 끊어져 있거나 코가 빠져 있지 않은지 잘 살펴봐야 한다. 또 옷이 뾰족한 모서리에 걸려 실이 삐져나올 때 가위로 그 부분을 잘라내면 올이 주르륵 풀리게 돼 큰 구멍이 생기므로 반드시 코바늘을 이용해 실을 안으로 조심스럽게 집어넣어야 한다.

▽세탁도 신경써서〓대부분의 벌키 니트는 부피가 크기 때문에 물세탁 후 일부 부위가 늘어나기라도 하면 입어도 스타일이 잘 나지 않는다. 모양이 변하는 것은 세탁기의 탈수방식에 문제가 있는 수가 많다.

세탁 후 초기 건조를 하면서 물기를 손으로 꼭꼭 눌러 제거한 다음 수건을 덮어 눌러주는 것이 좋다. 물론 여러 시즌에 걸쳐 새 것처럼 입으려면 드라이클리닝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