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좀 구해주세요.”
2001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사상 최고의 ‘티켓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삼성과 두산의 ‘빅카드’ 때문에 선수와 코칭스태프, 구단관계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물론이고 담당기자들에게까지 표를 구해달라는 팬들의 요구가 연일 쇄도하고 있는 것.
대구에서 열린 1, 2차전에 이어 잠실구장에서 열린 3, 4차전까지 표는 완전매진. 인터넷과 주택은행을 통해 80%의 예매분은 벌써 며칠 전부터 매진됐고 잠실 3, 4차전에선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현장 판매분 6000여장이 한시간반 만에 동났다. 이처럼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자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은 조금이라도 ‘끈’이 닿는 야구관계자들에게 손을 벌리기 시작.
선수들은 ‘사돈의 팔촌’까지 표를 구해달라는 청탁에 벌써 두 손을 다 들었다. 삼성 이승엽은 “1주일 전부터 전화기를 아예 꺼놨다. 전화 받기가 무서울 정도”라고. KBO 직원들도 홍역을 앓긴 마찬가지. 걸려오는 전화의 80%가 티켓 관련 문의다. 덕분에 암표상들이 신이 났다. 24일 잠실구장에선 암표상들이 1만원 하는 일반석 티켓을 “3만원에 팔라”고 호객행위를 했다. 암표상들은 이 표를 4만∼5만원에 되파는 것으로 알려졌다.
KBO 양해영 홍보팀장은 “이 같은 ‘티켓전쟁’은 95년 한국시리즈 이후 6년 만에 처음인 것 같다”며 즐거운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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