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도 유행을 탄다. 연초부터 계속된 저금리의 영향으로 올해 내내 오피스텔이 각광을 받았던 것이 단적인 예다. 외환위기 이후 작년까지만 해도 오피스텔은 공급이 거의 중단될 정도로 ‘찬밥’ 대우를 받았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앞으로는 수도권 일대의 토지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서고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되면 전원주택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수도권 일대에서 지속적으로 주택공급을 늘리기로 하고 판교 신도시를 비롯한 크고 작은 미니 신도시를 다수 개발할 계획이어서 개발 특수도 기대된다.
18일 오후 경기 용인시 구성읍 보정리 토지공사 용인사업단 앞에는 새벽부터 5000여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토공이 죽전지구에서 분양하는 단독택지를 분양받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었다. 토지공사는 당초 오전 10시부터 청약 접수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새벽부터 신청자들이 몰리자 접수시간을 한 시간 앞당겼다. 청약신청서 1만5000장이 오후 2시경 바닥나 다시 인쇄를 요청하는 등 현장은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일부 택지는 2691 대 1 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였다. 한 부동산중개업자가 “서울 강남이나 분당신도시 등 이른 바 수도권 요지에서 공급되는 투자가치가 높다고 평가받는 주상복합아파트 분양 때나 볼 수 있던 장관(?)”이라고 말했을 정도. 이들 택지는 벌써부터 프리미엄이 최고 1억∼1억1000만원을 호가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동아일보가 유니에셋과 공동으로 부동산전문가 247명을 대상으로 ‘3년 이상 기다릴 수 있는 장기 투자자에게 적합한 추천상품’을 묻는 질문에서 ‘신도시 주변 택지’가 1위를 차지한 것도 같은 맥락을 보여준다.
다만 토지는 잘못 투자하면 자금이 수 년 동안 묶이기 쉬워 환금성(換金性)이 지극히 나쁜 상품이다. 또 점차 가속화되고 있는 수도권 일대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작업으로 토지 공급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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