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의 역사는 한국 마라톤의 역사다. 1931년 3월21일 역사적인 첫걸음을 내디딘 동아마라톤은 엘리트 체육에서는 한국 최고 기록의 산실로 제 역할을 다했고, 생활 체육에서는 마라톤 인구의 저변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 암울했던 시기에 민족에 희망을 줬던 손기정도 동아마라톤을 통해 기량을 키워나갔다. 손기정은 동아마라톤 2회와 3회 우승자. 해방 이후 한국 남자마라톤의 경우 한국 최고기록이 작성된 것은 모두 23차례. 이 중 10번이 동아마라톤에서 나왔다.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62회 3위), ‘봉달이’ 이봉주(66회 우승) 등의 마라톤 스타들은 동아마라톤과 호흡을 같이 했다.
2000년부터 서울 국제마라톤과 경주 오픈 마라톤으로 나뉘어 열리는 동아마라톤은 이제 ‘기록 향상’과 ‘마라톤 보급’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국내 최고의 대회로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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