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경쾌한 소리와 함께 두산 우즈(32)는 벌써 홈런을 직감한 듯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타구는 마치 날개가 달린 듯 공중으로 날아갔고 삼성 좌익수 김종훈은 수비를 포기한 채 둥둥 떠가는 공을 구경할 수밖에 없었다. 1-2로 뒤진 상황에서 터진 2점짜리 역전홈런.
관중석에서 “어∼, 어∼”하는 사이에 공은 놀랍게도 잠실구장 지붕을 훌쩍 넘었다. 지난해 5월4일 두산 김동주가 날린 150m짜리 초대형홈런에 이어 잠실구장에서 2번째로 나온 장외홈런. 정확한 거리측정이 어려운 기록원은 기록지에 비거리를 145m로 적어넣었다.
유유히 그라운드를 돈 우즈는 특유의 제스처로 하늘에 키스하며 자신의 홈런을 자축했다.
올해 한국시리즈는 그야말로 우즈를 위해 준비된 무대. 이미 정규시즌과 올스타전에서 MVP를 차지했던 우즈는 한국시리즈마저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려는 듯 신들린 타격을 선보였다.
대구 1차전에 이어 3, 4, 6차전에서 차례로 홈런을 터뜨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그려낸 아치만 무려 4개. 물론 시리즈 최다홈런기록이었다. 그는 또 역대 포스트시즌 개인최다홈런(13개)과 통산 한국시리즈 개인 최다홈런(7개) 신기록도 세워 짧은 한국프로경력(4년)에도 불구하고 단기전에서 그를 능가하는 거포는 아무도 없음을 증명했다.
“우승에 굶주려 있다”는 한마디 말로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열정을 표현한 우즈. 그가 가진 괴력의 한계는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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