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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또…삼성 기막힌 징크스

입력 | 2001-10-29 00:11:00


전후기 통합우승을 한 85년을 제외하면 한국시리즈에 7번이나 진출했지만 단 한번도 샴페인을 터뜨리지 못한 삼성의 징크스는 가히 ‘악령’으로 불릴 만하다. 거액을 들여 최고의 선수를 끌어 모았고 올해는 우승제조기 김응룡 감독을 영입했지만 삼성의 징크스는 끝내 깨지지 않았다.

그러나 과연 이 모든 결과가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한국시리즈에서 갈베스-임창용-배영수로 선발 축을 잡은 삼성은 선발은 없이 불펜투수로만 꾸려가야 하는 두산에 비하면 절대 유리한 처지. 그러나 1차전이 시작되면서 삼성의 마운드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김응룡 감독은 동점 상황이 되자 주저없이 3선발 배영수를 투입했고 그의 호투에 힙 입어 어렵사리 1차전 승리를 따내긴 했지만 이게 바로 불행의 시작이었다.

2차전에서도 원포인트 구원에 이어 1승1패로 동률이 된 3차전에서 선발로 기용된 배영수는 초반 볼끝은 좋았지만 2회 들어 갑작스럽게 무너졌고 결국 올 한국시리즈 승부는 난타전이 되며 방망이 감이 좋은 두산으로 승부가 기우는 계기가 됐다.

4차전은 김진웅 차례. 김 감독은 선발 갈베스가 좋지 않자 마무리 김진웅을 3회에 일찌감치 투입하는 극약처방을 했고 결국 김진웅이 무너지자 더 이상 내놓을 투수가 없었던 것. 아무리 막판이지만 6차전에서 전날 6이닝을 던진 임창용을 다시 기용한 것도 아주 원시적인 투수 로테이션이었다는 지적이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기자들의 인터뷰까지 거절,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