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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건강]폐경기증후군 의외로 무관심…절반이 아무조치 안해

입력 | 2001-11-01 14:38:00


‘제2의 인생 출발점’으로 일컫는 폐경기. 그러나 중년 여성의 절반 이상은 폐경과 동반해서 나타나는 폐경기 증후군에 대해 예방이나 증상 완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갤럽이 지난달 10일부터 12일간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만 50∼59세 여성 1200명을 개별 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폐경 관련 대규모 조사.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56.7%가 폐경으로 인한 갱년기 증상의 예방과 증세 완화를 위해 치료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나 절반 이상(53.9%)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는 1일 오전 한국여자의사회와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등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연 ‘폐경 여성의 달’ 선포 2주년 기념 학술세미나에서 발표됐다.

응답자의 평균 초경은 16.5세 때였으며 50세경에 폐경을 맞았다.

폐경기 때 신체상 △얼굴이 붉어짐(33.8%) △요통 근육통 관절통 등(25.1%) △발열(23.1%) △가슴이 두근거림(18.3%) 등 현상이 나타났으며 정서적으로는 우울증(22.1%) 건망증(6%) 허무감(4.7%) 등을 겪었다(중복 응답).

응답자 5명 중 3명은 폐경 후 성적 욕구에 차이가 없다고 답했으나 2명은 욕구가 줄었다고 답했다.

폐경임을 알았을 때 ‘여성으로서의 상실감’(13.8%) ‘우울증’(12.2%) ‘늙었다는 느낌’(8.8%) 등 부정적 느낌을 받은 사람이 77.5%로 ‘편안함’(14.6%) ‘시원함’(8.3%) 등 긍정적 기분을 느낀 사람(27.3%)보다 훨씬 많았다(중복 응답).

행사에 참석한 안명옥 포천중문의대 교수는 “고령화에 따라 2030년이 되면 여성 2명 중 1명은 45세 이상일 것”이라며 “폐경기 여성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 조언: 최훈 인제대 의대 상계백병원 산부인과 교수

폐경은 여성이 나이가 들면서 여성호르몬 생산에 관여하는 난소 내의 세포가 노화해 에스트로겐(estrogen)이라 불리는 여성호르몬 생산이 줄면서 나타나는 갱년기 증세의 하나다.

폐경기 증세로 나타나는 안면 홍조 등을 줄이려면 커피, 술, 매운 음식 등을 피하고 실내온도를 높지 않게 하고 얇은 옷을 여러 개 입어 체온 조절이 쉽게 이뤄지도록 한다. 비타민 C와 E를 많이 섭취하면 좋다.

또 칼슘을 충분히 섭취(1일 1500㎎)하고 저지방 저염분 식사를 하며 유산소 운동 등을 통해 체중을 조절한다. 걷기 달리기 사교춤 테니스 등 운동으로 활력을 찾는다.

폐경은 골다공증이나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부족한 여성호르몬을 보충함으로써 폐경기 증상을 예방, 치료할 수도 있다.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