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미국 테러 사건 이후 경제가 급랭하고 그 후폭풍으로 각국에서 실업사태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30일 자국민의 일자리 긴급상황을 발표하고 대책 수립에 들어갔으며, 한국에서는 대졸자 등이 취업을 위해 기업에 따라 몇백 대 1의 경쟁을 벌이면서 고통을 받고 있다
우리 국회와 정부도 실업사태의 심각성을 인식, 일자리 창출을 향한 획기적인 뉴딜 정책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 몇 개월짜리 일자리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개념의 정책적 접근이 요망된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들이 기업을 하려는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일부터 해야 할 것이다. 여러 사람이 모여 협력을 통해 일을 해 나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모여서 뭔가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하고, 만들어 낸 것을 상품화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일자리를 만드는 일은 시급한 일이지만 일자리 창출 시스템이 그렇게 쉽게 결실을 이루어내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체험하지 않았던가. 제3공화국 정부가 1962년부터 66년까지 국내에서 산업 인프라를 열심히 만들어갔지만 일자리는 196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파생되기 시작한 점에 유의했으면 한다.
최근 자주 이야기되고 있는 ‘200만개 일자리 만들기’ 같은 구호는 이제 신중하게 언급되었으면 한다. 고용 창출이 경제적인 분야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 농구 메이저리그를 국내에 만들면 농구선수들이 우선 일자리를 많이 가질 수 있고, 스포츠마케팅 스포츠웨어 디자인 등의 직종에서 일자리들이 생겨날 수 있다.
또 중소기업을 보다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거래를 활발히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기술을 사서 기업들이 상품화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대학에서도 단순히 직장 생활만 하려는 사람보다는 이런 기술을 사들인 후 새로운 기업을 일으키려는 기(起)업가들을 키워내는 노력을 획기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김농주(연세대 취업담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