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때 순교한 천주교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들을 기리는 추모비가 건립된다.
‘6·25 순교자 준비위원회’(지도신부 김병일, 공동준비위원장 봉두완 대한적십자사 부총재 등)는 2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추모비 건립추진위를 정식 발족하기로 했다.
추모비 건립장소는 명동성당, 비석의 축성시기는 내년 11월 2일로 잡고 있다. 11월 2일은 천주교 위령의 날이다. 조각가인 박충흠 전 이화여대 교수가 비석건립의 자문을 맡고 사제인 형님을 6·25 때 잃은 구상 시인이 비문을 쓰기로 했다.
6·25 순교자를 위한 추모비 건립이 계획된 것은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대주교가 작년 위령의 날 강론에서 전쟁 때 교회를 지키다 숨진 천주교 성직자들을 추모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에 김병일 신부(서울 월곡동 본당 주임)가 추모비 건립을 계획했고, 사제뿐 아니라 수도자와 평신도도 포함하자는 원로 사제 등의 뜻을 받들어 김규태 평신도협의회장과 박광순 가톨릭 경제인회장 등 가톨릭교회의 분야별 대표들이 비석 건립에 동참하게 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6.25 순교 사제는 평양교구장을 지낸 홍용호 주교, 광주교구장 안 파드리치오 몬시뇰 등 84명. 수도자와 평신도를 파악해 나가면 그 숫자는 크게 늘 전망이다. 추진위는 가칭 ‘순교자 평결기관’을 설치, 순교자 신청(02-755-1434)을 받는 한편 그 진위를 가릴 계획이다. 홍 주교는 5대 평양교구장으로 활동하던 1949년 북한 공산정권과의 면담예정일에 납치돼 평양 교화소 특별정치범 감옥에 수감된 뒤 행방불명됐다. 또 4대 광주교구장이던 미국인 안 파드리치오 몬시뇰은 1950년 인민군의 신자명단 제출 요구를 거절했다 연행된 뒤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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