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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프로야구]양키스 "뉴욕~ 뉴욕~"

입력 | 2001-11-02 18:24:00

소리아노의 안타로 끝내기 득점을 한 양키스의 노블락(11번)이 홈을 밟은 뒤 지터와 포옹하며 환호하고 있다.


영화나 소설이라도 이 정도라면 ‘너무나 작위적’이라 할 법했다.

2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5차전. 전날과 똑같이 9회말 2사후가 문제였다.

2-0의 리드를 안고 9회말 등판한 김병현(22·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첫 타자인 호르헤 포사다에게 좌익선상 빗맞은 2루타를 내주긴 했지만 셰인 스펜서를 3루땅볼, 척 노블락을 삼진으로 잡아내 자신을 믿고 이틀 연속 마무리로 기용해준 밥 브렌리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그러나 운명은 또다시 얄궂은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2사 2루, 볼카운트 원볼에서 김병현이 던진 공은 가운데로 쏠리는 평범한 몸쪽 슬라이더가 됐고 8번타자이긴 하지만 98년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인 스콧 브로셔스는 이를 놓치지 않고 끌어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동점 2점홈런으로 연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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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9회말 2사후 티노 마르티네스의 동점 2점홈런과 똑같은 상황. ‘딱’하는 날카로운 타구음이 들린 순간 홈런을 예감한 김병현이 타구를 쫓지 않고 아예 마운드에 쭈그리고 앉아버렸다. 브렌리 감독조차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듯 한참을 더그아웃에 있다가 김병현을 교체했다.

결국 이 상황에서 애리조나가 이긴다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 애리조나는 연장 12회말 노블락의 안타로 내준 1사 2루에서 알폰소 소리아노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2-3으로 패배, 이틀 연속 연장전 역전패의 수모를 안았다.

반면 뉴욕 양키스는 이날 승리로 원정 2연패 후 홈 3연승을 거두며 4년 연속 패권에 1승만을 남겨두게 됐고 월드시리즈에서 연장전 7연승, 홈구장 10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김병현 포스트시즌 등판 일지

날짜
구분
이닝
안타
볼넷
삼진
실점
성적
스코어
10월13일
디비전시리즈 3차전
1⅓
1
2
0
0
세이브
5○3
18일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
1
0
0
1
0
·
1x8
21일
″ 4차전
2
0
0
0
0
세이브
11○4

22일
″ 5차전
2
0
0
2
0
세이브
3○2

11월1일
월드시리즈 4차전
2⅔
3
1
5
3
3x4

2일
″ 5차전
2
0
1
2
·
2x3

한편 미국 언론은 애리조나가 이틀 연속 어이없는 패배를 당하자 브렌리 감독의 용병술에 의문을 제기하며 ‘벌떼 공격’을 감행했다.

애리조나가 홈구장인 피닉스 뱅크원볼파크로 장소를 옮겨 ‘빅 유닛’ 랜디 존슨을 선발로 내는 6차전은 4일 오전 9시30분 열린다.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