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의 자동차와 철강산업에 대해 통상압력을 높일 움직임을 보여 국내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USTR는 자국의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수입철강품목에 대해 산업피해 판정을 내린 직후 중립적 자세를 보였으나, ITC의 판정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태세여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참조▼
- USTR 헌츠만 부대표 인터뷰
▽방침 바꾼 미 정부〓존 헌츠맨 USTR 부대표는 최근 아시아 기자단과의 국제 화상회견을 통해 “불공정한 무역거래로 미국 철강업계가 산업 피해를 보았다는 ITC의 판정은 정당한 결론”이라고 밝혀 방침 변화를 내비쳤다.
이는 미국 철강업계의 경영위기가 외국산 저가 철강제품 때문이라는 ITC의 판정을 지지한다는 뜻으로 해석돼 한국 철강업체들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헌츠맨 부대표는 또 자동차산업과 관련해 “미국내 한국자동차 점유율은 6%를 육박하지만 미국차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겨우 0.6%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 자동차산업도 겨냥했다.
▽부심하는한국업계〓한국은 미 정부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파악하고 정부 및 민간 대표단을 미국에 급파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는 “산업자원부 이석영 차관보 등 정부 대표단과 철강업계 대표단이 최근 미국으로 가 현지에서 미국 정부와 철강업계를 설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 자동차업체들은 미국의 통상압력이 곧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미국 현지공장 건설과 미국 자동차의 국내 판매 증대 방안을 찾고 있다. 미국은 현재 8%인 한국의 자동차 관세율을 2.5%(승용차 기준)로 낮추고 배기량별 자동차세 누진제도를 폐지하도록 한국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다임러의 ‘그랜드보이저’ 200여대를 수입해 국내 택시회사에 판매하거나 임대해 택시로 사용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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