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민이 발목당기기를 시도하는 황규연을 모래판에 쓰러뜨리고 있다.
‘봉팔이’ 신봉민(현대중공업)이 올 시즌 민속씨름 마지막 지역 장사대회에서 기어이 꽃가마를 탔다.
신봉민은 4일 함양체육관에서 벌어진 함양장사대회 지역장사 결정전에서 ‘귀공자’ 황규연(신창건설)을 3-0으로 물리치고 지난해 5월 하동대회 이후 1년6개월 만에 지역장사 타이틀을 차지했다.
첫판은 황규연의 안다리 공격과 신봉민의 덧걸이 기술이 한 차례씩 오가다 결국 신봉민이 따냈다. 신봉민은 이어 밀어치기로 두번째 판을 가져간 뒤 세번째 판에서는 공격해 들어오는 황규연의 힘을 역으로 이용해 승리를 일궜다. 발목 당기기를 시도하며 밀고 들어오는 황규연을 몸쪽으로 끌어당겨 모래판에 쓰러뜨린 것.
신봉민은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승리의 포효를 한 뒤 이내 ‘장사의 눈물’을 흘렸다. 이날 승리로 신봉민과 소속팀 현대는 올시즌의 응어리를 한꺼번에 풀어버린 것.
신봉민은 시즌 첫 대회인 보령대회 백두급 결승에서 김영현(LG)에게 밀려 경기장 밖으로 떨어지면서 부상해 어이없이 우승을 내줘야 했다.
이후 신봉민의 몸 상태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고 동계 훈련을 가장 잘 소화했다는 신봉민이 삐걱거리자 팀 전체가 흔들렸다.
현대는 그동안 김용대가 한라급에서 분전했으나 백두급과 지역장사 결정전에서는 신봉민을 비롯해 이태현 김정필 등 쟁쟁한 선수들이 단 한차례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해 팀 전체가 무관에 머물렀었다.
결국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번 이를 악물고 도전한 신봉민이 황규연에게 멋지게 설욕하면서 현대씨름단과 신봉민은 나란히 화려한 재기에 성공한 것.
swon@donga.com
▽함양장사순위〓①신봉민(현대)②황규연(신창)③김경수(LG)④염원준(LG)⑤이태현(현대)⑥손동원(신창)⑦권오식(현대)⑧김종진(현대)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