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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테러 지침서' 있다…英 선데이타임스 소개

입력 | 2001-11-04 23:23:00


‘바이오 테러’에서 격투 중 상대방의 급소를 찾는 방법까지.’

영국의 선데이타임스지는 4일 이슬람 테러범들을 위한 지침서로 통하는 이른바 ‘지하드(성전) 백과사전’의 주요내용을 소개했다.

모두 11권, 7000여쪽에 이르는 방대한 지침서는 냉동식품에 생화학물질을 주입하는 방법, 문 손잡이에 폭탄을 장치하는 법, 미사일로 비행기를 격추시키는 법 등 온갖 테러기법을 담고 있다.

이 지침서의 가장 잔인한 대목은 생화학 테러를 다루고 있는 제11권으로 보툴리누스 중독과 탄저병 등 치명적인 미생물과 독약을 퍼뜨리는 방법이 상세히 나와 있다.

특히 수도와 식품의 공급체계를 이용해 대중의 공포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생물학 물질의 공급원으로 탄저균 생산국 명단과 독약이 제조되는 파키스탄 내 훈련캠프를 소개했다.

지침서는 미 뉴욕시의 자유의 여신상이나 파리 에펠탑처럼 대중에게 심리적 충격을 주는 상징적 목표물이나 원자력 발전소, 고층 빌딩, 항구, 기차역과 같은 핵심 기반시설 등을 주요 테러 목표물로 지적했다.

지침서는 이밖에도 담뱃갑과 초콜릿 바, 치약과 빗 등에 폭탄을 설치하는 법, 오토바이에 폭탄을 설치한 뒤 리모컨으로 폭발시키는 방법, 슈퍼마켓에서 산 가정용품으로 폭발물을 만드는 법 등 첩보영화에서나 나옴직한 살상무기 제조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 내장된 폭발물이 터지는 ‘폭탄 카메라’는 ‘9·11테러’ 이틀 전 아랍인 테러리스트 2명이 아프가니스탄 반군 지도자 아흐메드 마수드를 죽이는 데 실제로 사용됐다.

지침서는 오사마 빈 라덴과 그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이슬람 지도자 압둘라 아잠에게 헌정된 것으로 빈 라덴의 아프가니스탄 내전 당시 대 소련 게릴라전 경험과 기밀인 미 중앙정보국(CIA), 특수부대 지침서의 내용이 혼합돼 있다. 이 신문은 “이 지침서는 빈 라덴의 알 카에다 조직이 도시환경과 전쟁터에서 어떻게 활동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과거의 각종 테러뿐만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각종 테러의 지침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