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프랑코 제피렐리는 “오페라의 역사는 칼라스 이전과 칼라스 이후로 나뉜다”고 말했다. 불세출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위력은 그만큼 대단했다. 음영 짙은 목소리, 메조 소프라노부터 콜로라투라까지 넘나드는 폭넓은 음역,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오페라 가수 자체였던 칼라스는 인생 역시 오페라만큼이나 극적으로 살았다.
칼라스가 남긴 대부분의 음원을 보유한 EMI의 ‘로맨틱 칼라스’ 음반은 청순가련한 여주인공으로 변신한 칼라스를 보여준다. ‘토스카’의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같은 유명한 아리아부터 칼라스의 장기였던 ‘몽유병의 여인’, 그리고 ‘라 보엠’의 아리아 ‘오, 사랑스런 아가씨’ 등도 포함되어 있다. 음반 한 장으로 칼라스라는 가수의 성격을 모두 파악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맛보기는 가능한 음반이다.
< 전원경 주간동아 기자 > winni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