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출신의 록 밴드 ‘크랜베리스(Cranberries)’가 9월11일 뉴욕테러 참사로 큰 충격을 받고 칩거한 채 최근 발매한 5집 음반이 청신호를 보이고 있다. 새 음반 ‘웨이크 업 앤 스멜 더 커피(Wake Up & Smell The Coffee)’는 일주일 앞서 발표되는 10일자 미국 빌보드 앨범차트에 46위로 첫 등장했고, 국내에서도 발매 10일 만에 약 2만장 판매를 기록 중이다.
이들의 새 앨범이 주목받는 것은 ‘초기 크랜베리스 사운드’를 되살렸기 때문. 타이틀곡 ‘애널라이즈’(Analyse)는 1993년 데뷔곡이자 히트곡인 ‘드림스’(Dreams) 같은 유려한 멜로디와 “마음의 눈을 넓히고 느긋하게 세상을 바라보라”는 노랫말이 조화를 이룬다.
체르노빌 사태를 언급한 ‘타임 이즈 티킹 아웃’(Time Is Ticking Out) 등의 상큼한 선율감과 여성 보컬 돌로레스 오리어던의 목소리가 매력적인 ‘초콜릿 브라운’(Chocolate Brown) ‘더 컨셉트’(The Concept) 등 총 13곡을 담았다. 팝 평론가들은 “초기 사운드로 되돌아가면서 이전보다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크랜베리스’는 ‘애널라이즈’ 뮤직비디오의 내용중 뉴욕 월드 트레이드 센터 쌍둥이 빌딩 앞에서 오리어던이 노래하는 위를 비행기가 지나가는 등 뉴욕 테러를 연상시키는 장면을 삭제했다. 이들은 그에 충격을 받고 세계 홍보 투어와 미국 콘서트 일정을 모두 취소한 채 고향인 아일랜드에 칩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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