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가 오랫동안 가라앉아 있다. 딱히 좋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일부 지역에서 분양이 잘 된다지만 주택사업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위험이 높은 분야다. 한 개 단지의 분양 규모가 수천억원에 이르기도 해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스트레스 탓에 건설업체 CEO(최고경영자)는 빨리 늙는다는 얘기가 그럴듯하다.
금호건설 이서형(李瑞炯·57·사진) 사장은 좀 다르다. 늘 웃는 얼굴에서 여유가 묻어난다. 업종 특성 탓에 많은 건설현장을 다녀야하고 하루에 수십명씩 만나기도 하지만 찡그린 표정을 보기는 쉽지 않다. 여유와 미소에서 환갑에 가까운 나이답지 않은 건강이 저절로 느껴진다. 비결이 있는 걸까.
이사장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다. ‘비결(秘訣)’ 따위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러나 올들어 달라졌다. 친구 소개로 알게된 ‘야채수프 건강법’ 때문이다.
야채수프 재료는 평범하다. 무 무잎 당근 우엉 표고버섯을 다려 즙을 만든다. 한 번에 맥주 한 컵 정도를 하루 네 번 먹는다. 이사장이 밝힌 효과는 엄청나다. 그는 야채수프를 먹기 시작한 지 일주일만에 피부가 고와지고 변을 보기 쉬워졌다. 2개월 마셨더니 체중이 3㎏빠졌다. 요즘 검은 머리카락까지 새로 나온다는 설명. 이사장은 “젊은 사람은 마시면 안돼, 힘이 넘쳐 감당하지 못하거든”이라며 웃었다. 그는 올 해 ‘야채수프 건강법’이란 책을 수백권이나 주변에 선물했다.
이사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규칙적인 생활”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벽 5시30분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바로 야채수프를 마신다. 다음은 오전 9시, 오후 4시, 저녁 9시 등 순이다. 규칙적인 생활과 야채스프 건강법이 합쳐지면서 건강해졌다고 귀띔한다.
그는 “일에 몰두하는 것은 또 다른 건강 비법”이라고 강조한다. ‘건강해야 일을 열심히 할 수 있지만, 일에 몰두하면 저절로 건강해진다’는 얘기다.
이 사장은 ‘건강에 좋은 집’을 짓고 싶어한다. 그는 “아파트에 조금이나마 ‘전원 개념’을 도입하려고 애쓰는 것도 이런 생각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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