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시즌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4차전 동점 투런 홈런과 끝내기 홈런, 5차전 동점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마운드에 주저앉았던 김병현이 소속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우승으로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
우승 직후 소감을 묻는 자리에서 “우승하지 못했더라면 이대로 은퇴를 할 생각까지 했다.”고 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던 김병현. 팀의 우승이 그를 살렸다고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닌 것.
만약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양키스가 승리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넘겨주었더라면 김병현은 영원히 치유되지 않을 상처를 안고 살아야 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애리조나의 우승 이후 김병현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하다.
월드시리즈가 진행중일 때 한국에서는 온 국민이 김병현의 공 하나하나에 마음을 졸였고 그가 홈런을 허용했을 때는 모두가 안타까워했다. 특히 4,5차전 홈런을 허용하고 실망하고 있는 김병현에게 인터넷을 통해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했던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또 미국의 유명한 스포츠사이트인 폭스스포츠에서 ‘월드시리즈 최악의 투수는 누구인가?’하는 설문을 벌여 김병현이 2위에 오르자 네티즌들이 애국심을 발휘, 김병현을 하위로 밀어내기도 했던 것.
지금 미국과 한국에서는 애리조나 로고가 새겨진 모자와 점퍼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특히 김병현의 등번호 49번이 박힌 티셔츠는 이미 월드시리즈 전에 동이 난 상태.
지난 6일 미국 스포츠 TV ESPN 홈페이지를 통해 ‘2001 월드시리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투수는 누구인가?’라는 설문 조사에서도 김병현이 1위에 올라 미국에서의 그의 지명도가 어떤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김병현은 우승 덕분에 인기뿐만 아니라 경제적 이익도 함께 거두고 있는데 일단 우승 보너스가 자신의 올해 연봉보다도 많고 국내에서 광고 계약이 쇄도하는 등 수십 억은 쉽게 벌어들일 전망.
공 한 개 차이로 천국과 지옥을 오갔던 김병현.
2001시즌 메이저리그 챔피언이 애리조나가 아닌 양키스였다면 김병현의 지금 모습은 어땠을까? 정말 상상하기도 싫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 난 것이 아니다. 김병현이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마무리 투수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감독과 동료 선수들에게 실망을 가져다 준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사실.
이제는 김병현이 그 빚을 갚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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