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결혼발표를 겸해 메이저리그 진출의 뜻을 밝힌 이승엽이 국내 잔류, 미국행, 일본행의 3가지 시나리오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이승엽은 미국 에이전트사인 SFX와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중에 있으며 메이저리그 일부 구단에서 영입의사가 있음이 확인되었고, 일본 구단들 또한 거액의 이적료를 준비하고 이승엽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소속팀 삼성은 이승엽의 해외진출 절대불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선수와 구단의 마찰이 예상되고 있어 순탄한 해결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승엽의 해외진출 문제의 결과를 주목하고 있는 사람들이 몇 있다. 제일 먼저 삼성이 거대한 트레이드 상품인 이승엽을 트레이드 시킬 경우 최소 300만에서 500만달러의 이적료를 챙길수 있다. 현대가 정민태를 일본에 트레이드 시켜 벌어들인 이적료가 50억원대임을 감안하면 젊고 가능성 있는 이승엽의 경우 보다 많은 이적료를 받을수 있다.
그러나 삼성은 제정적으로 문제가 없어 팀의 간판타자이며 한국프로야구 스타를 빼앗길수 없다며 적극 해외진출을 반대하고 있다. 공짜 돈을 안겨준다고 해도 마다하고 있는게 삼성구단 입장이다.
삼성구단 다음으로 이승엽의 거취문제에 제일 민감한 사람중에 한명이 임창용이다. 내년 시즌을 마치면 해외진출 자격이 주워지는 임창용은 내심 내년을 끝으로 해외무대 진출을 바라고 있다. 올시즌내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관계자들이 임창용을 점검하는등 그 가능성이 한층 가시화되어 내년 시즌 확실한 해외진출을 예견하고 있다.
조건과 자격을 갖춘 내후년 시즌 해외진출 1순위인데도 불구하고 이승엽에 해외진출에 관심이 가는 것은 1년에 한구단 에서 1명만이 해외진출을 할 수 있다는 한국프로야구 규약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자칫 올해 이승엽이 해외진출을 못하게 되면 내년시즌 이후 임창용과 이승엽이 동시에 해외진출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내년 시즌은 순서상 이승엽이 해외진출 1순위, 임창용은 2003년이후에나 해외진출을 기약해야만 하는 입장이다.
한시라도 빨리 해외진출을 원하는 임창용으로선 이승엽이 내년 시즌 자신의 해외진출 걸림돌이 안되길 내심 바라고 있다.
제3자에 입장에서 조용히 사태를 지켜봐도 좋을듯한 몇몇 자유계약선수(FA)들도 이승엽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승엽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김기태, 한국 최고의 좌타자로 인정받고 있는 양준혁, 그리고 일부 해외진출의 때를 기다리고 있는 선수들이 이승엽 해외진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올시즌을 끝으로 삼성에서는 좌타자인 이승엽을 보유한데다 실력의 하락세를 보이는 김기태를 굳이 보유하고 있을 명분이 없어 트레이드 시장에 김기태를 내놓을 전망이다. 김기태가 트레이드 시장에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팀들이 몇몇 있다. 거포 좌타자라는 조건이 좋아 팀전력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시즌 내내 찬밥 신세를 받으며 자존심을 입은 김기태로서는 내심 트레이드를 바라고 있어 조건이 좋다.
그러나 김기태의 트레이드카드는 이승엽이 삼성에 잔류했을때의 시나리오이다. 만약 이승엽이 해외라도 나가게 된다면 좌타자에 구멍이 생기는 삼성이 쉽게 김기태를 내놓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김기태는 이승엽을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LG의 양준혁도 이승엽을 지켜보고 있다.
이승엽이 해외로 진출하면 실력을 갖춘 좌타자가 한국프로야구에서 희소성을 띄게 되고 좌타자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고 그러면 FA를 선언한 양준혁으로선 거액의 몸값을 받을수 여유가 생긴다. 그러니 양준혁으로선 이승엽의 해외진출이 성사되길 바랄수 밖에.
거기다 해외진출을 준비중인 일부 선수들은 이승엽이 좋은 조건으로 메이저리그나 일본무대로 진출한다면 해외진출시 계약상에 특혜와 구단과의 관계정리문제등 해외진출의 좋은 선례가 되어 자신들이 해외진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실패로 돌아간다면 해외진출 구상을 수정해야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해외진출의 선구자가 될 이승엽이 꼭 나가주길 기다리고 있다.
이승엽의 거취에 따라 운명을 같이 해야할 이들 선수들과 구단들은 올 겨울 내내 이승엽의 말과 행동에 길을 기울여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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