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 지하금고에 ‘박트리아의 보물’이라고 불리는 2100년 전 황금유물 2만여점이 보관돼 있다고 영국 더타임스지가 6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 보물들이 공습으로 파괴되거나 탈레반이 녹여버리기 전에 유엔이 나서서 구해내기를 희망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보물들은 구 소련의 점령기인 78년 구소련 고고학자들이 아프가니스탄 북부의 왕족 묘지에서 발굴한 것으로 진주가 박힌 왕관을 비롯해 황금 조각상, 목걸이, 브로치, 장신구, 머리핀, 허리띠, 터키옥 등이 들어 있다.
발굴 직후 아프가니스탄 공산정권 수반이던 나지불라 대통령은 이 보물들을 7개의 상자에 담아 대통령궁 지하의 바위를 깎아내고 만든 천연 금고에 넣었다. 금고 밖에는 7개의 자물쇠가 설치된 철문을 세우고 다시 콘크리트로 밀봉했다.
7개의 열쇠는 나지불라 대통령을 포함한 7명이 나눠서 보관했는데 이들 중 나지불라 대통령을 포함해 적어도 3명이 사망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유네스코 아시아 문화재 전문가인 크리스천 맨하트는 “우리는 탈레반이 보물에 접근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그들은 콘크리트벽을 뚫고 들어가려고 시도했으나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발굴 작업에 참여했던 빅토르 사리아니디 교수는 보물들이 이미 일본 영국 미국 등의 수집가들 손에 넘어갔을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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