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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이황탄생 50주년 서예전 예술의 전당서

입력 | 2001-11-07 18:29:00

엄격하면서도 단아함이 돋보이는 퇴계의 '경재잠'의 글씨


퇴계 이황(1501∼1570)의 글씨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은 적다. 그러나 퇴계는 도학이나 시(詩) 분야 못지 않게 탁월한 서예가였다.

퇴계 탄생 500주년을 맞아 그의 글씨만을 집중 조명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예술의 전당과 한국국학진흥원이 공동 주최하는 특별전 ‘퇴계 이황-글씨로 보는 도학자의 삶과 예술’(9일부터 12월9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관).

이번 전시에는 경북 안동 도산서원과 안동의 각 문중, 각 박물관과 개인이 소장해온 퇴계의 친필 100여점이 선보인다.

여기에는 퇴계가 제자에게 글씨 교본용으로 직접 써준 ‘퇴도선생필법첩(退陶先生筆法帖)’(보물 548호)과 퇴계가 세상을 뜨기 4일 전에 만든 유언장인 ‘유계(遺戒)’이 포함되어 있다. 퇴계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쓴 ‘활인심방(活人心方)’, 선현들의 경구 명언과 도학 이치 등을 간명하게 정리한 ‘경재잠(敬齋箴)’, 남명 조식과 고봉 기대승에게 보낸 편지 ‘여남명조건중서(與南冥曹楗中書)’도 눈길을 끈다.

퇴계의 글씨는 단정하고 힘이 넘치며 흐트러짐이 없다. 온유하면서도 엄격해 퇴계의 성품과 풍모가 잘 나타난다. 특히 ‘경재잠’의 글씨의 경우, 도학자의 엄정 단아한 서체의 표본이 된다는 평가다.

한편 퇴계 및 그 제자의 후손들은 예술의 전당이 제작한 이번 전시회 도록에 잘못 기록된 내용이 많다며 예술의 전당 측에 도록의 배포 중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 이름이나 작가 해설 등에서 적지않은 오류가 발견됐다는 것. 이에 대해 예술의 전당 측은 개정판을 통해 수정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02-580-1511∼3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