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에도 격이 있다. 똑같은 계란 양파 햄 치즈 토마토 빵 조합이라도 각각의 재료 맛이 따로따로 느껴질 때는 마치 오케스트라의 불협화음을 듣는 것처럼 고약하다. 그러나 샌드위치의 맛이 잘 융합된 하나의 ‘이미지’로 다가올 때 어떤 성찬에서도 느낄 수 없는 끼니 해결+α의 미(味)적 쾌감을 갖게 된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현대비전오피스텔 1층에 있는 ‘김영모 샌드위치전문점(02-3460-2025)’ 은 생긴 지 1년 남짓 됐지만 근처 회사원들은 물론 인근 빌딩에 근무하는 외국인들도 자주 찾는다. 대치동의 아파트촌, 주상복합단지에 거주하는 주부들에게는 자녀들의 간식거리를 사는 데 ‘필수 장보기 코스’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오전 7시쯤에는 아침을 거른 학생들이 크루아상 토스트 계란 주스 등으로 구성된 ‘모닝 샌드위치 스페셜’ 세트 메뉴를 먹으러 줄을 선다. 낮 시간에는 물론 자리가 없다.
이 곳은 바로 옆 김영모제과점에서 매일 아침 만든 빵을 공급받아 샌드위치를 만든다. 딱딱한 독일빵, 말랑말랑한 프랑스빵을 재료로 삼은 것도 색다르고 특수 발효법을 써서 만든 빵이라 먹고 난 뒤에도 속이 더부룩하지 않다.
햄 호두 치즈를 넣고 그릴에 구운 그릴 샌드위치, 네덜란드 치즈를 넣고 만든 에담치즈버거가 특히 인기고 홈메이드 소시지샌드위치, 연어샌드위치, 햄샌드위치, 클럽샌드위치 등이 조금씩 다른 맛으로 입맛을 돋운다. 치즈나 계란의 두께가 일반 샌드위치에 비해 두껍다.
테이크아웃 고객에게는 앙증맞은 샐러드나 피클을 함께 포장해 준다. 샌드위치 하나로 배가 차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되면 열대과일, 럼주 등과 섞어 만든 독일식 케이크 ‘슈톨렌’ 을 곁들여 원두커피와 함께 먹으면 된다. 샌드위치 가격은 대부분 5000∼7000원이다. 오후 10시30분까지 영업한다. 빌딩 지하에 주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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