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하키가 뒷걸음질치고 있다.
세계 6강이 겨루는 제23회 챔피언스트로피 국제남자대회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연패의 늪에 빠진 것. 한국은 8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예선 풀리그 4차전에서 홈팀 네덜란드에 2-0으로 앞서다 2-3으로 역전패, 4연패를 당했다. 이로써 한국은 남은 호주전 결과에 상관없이 5, 6위 결정전으로 밀려나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96년 우승, 지난해 대회 준우승과 시드니올림픽 은메달의 쾌거를 이뤘던 한국 남자하키가 1년여만에 곤두박질친 셈. 당초 이번 대회에서 우승까지 목표로 삼았던 한국이 이처럼 몰락한데는 세대교체에 따른 전력 약화와 전술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간판스타 송성태와 강건욱이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또대회 장소가 미국 테러사태의 여파로 파키스탄에서 날씨가 추운 네덜란드로 바뀌어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분석. 이번 대회 4경기를 치르면서 1점차 패배를 2차례 맛봐 뒷심부족에도 시달렸다.
시드니올림픽에서 남자대표팀을 이끌었던 김상열 여자대표팀 감독은 “세계 상위그룹은 전력차이가 거의 없다”며 “전술 변화와 경험을 쌓아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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