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에 번쩍, 서에 번쩍.’
여자프로농구 신세계 쿨캣의 유제훈 사무국장의 행보에 딱 맞는 말이다. 유 국장은 비시즌이라 한가해야할 요즈음 ‘오늘은 전주, 내일은 대구’식으로 전국을 발이 닳도록 뛰어 다니고 있다.
6일 밤 KCC 이지스와 SK 빅스의 경기가 열린 전주실내체육관. 서울에서 승용차를 직접 몰고 3시간여를 달려온 유 국장은 경기장 이곳저곳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은 뒤 불과 30분만에 휑하니 상경길에 올랐다.
8일 동양 오리온스와 삼성 썬더스의 경기가 열린 대구실내체육관에도 유 국장은 어김없이 나타났다.
유 국장의 발걸음이 바빠진 이유는 겨울종목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남자프로농구의 경기장운영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것.
내달 14일부터 여자프로농구도 겨울리그를 시작한다. 여름리그 챔피언팀인 신세계의 연고지는 광주. 당초 겨울리그부터 덩치만 큰 염주체육관 대신 아담한 구동체육관을 수리해 새 홈코트로 쓰려고 했는데 수리비만 10억원 가까이 돼 포기했단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하드웨어가 부실한 만큼 참신한 소프트웨어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
“체력엔 워낙 자신있어 발품 파는 게 힘들지 않다”고 말하는 유 국장(그는 학창시절 필드하키 선수로 뛰었다). “관중이 제일 많다는 창원에도 가봐야 하는데 LG경기가 언제있지요”라며 투어스케줄 짜기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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