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스타즈 김훈(28)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늘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있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 미스터 스마일 . 하지만 요즘 그의 얼굴에서는 좀처럼 미소를 찾아볼 수 없었다. 부푼 꿈을 품고 돌아온 코트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탓.
99년 12월 군입대한 뒤 SK 빅스에서 SBS로 트레이드 된 김훈에게 이번 시즌은 복귀 무대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장에 나섰으나 지나친 부담감에 슛이 흔들리면서 2경기에서 잇달아 고개를 떨궜다. 3일 모비스전에서는 무득점의 수모를 당했고 4일 SK전에서도 8점에 묶였다. 김훈의 부진 속에 SBS는 2경기에서 3점슛 28개를 던져 단 1개를 성공시키는 외곽포 침묵 속에서 연패에 빠졌다. 뜻한 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서 김훈은 술잔을 들이키며 쓰린 속을 달래기도 했다.
그러나 8일 삼보와의 홈게임에서 김훈은 3점슛 6개를 포함해 30득점으로 팀이 연패에서 벗어나는 데 한몫 단단히 해냈다. 경기 전 SBS 김인건 감독이 김훈이 자신감을 회복해야 승산이 있다 고 말한 예상이 그대로 맞아떨어진 셈. 특히 이날 체육관에는 한솥밥을 먹던 SK빅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관전을 와 김훈의 어깨에는 더욱 힘이 들어갈 만 했다.
면도를 며칠째 하지 않은 김훈은 감독 선생님 주문대로 위축되지 않고 자신 있게 뛴 덕분에 짐을 조금 던 것 같다 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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