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민주당 당무위원회의에서 전당대회 시기와 방법 등을 정하게 될 ‘당발전 쇄신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함에 따라 민주당 쇄신 파동에서 촉발된 당내 갈등은 전당대회 문제로 초점이 옮아갈 전망이다.
이날 당무위원회의 직전까지 만해도 비상기구 문제를 놓고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 진영 대 반(反)이인제 진영, 동교동계 대 쇄신파간에 격돌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회의는 의외로 큰 논란 없이 싱겁게 끝났다.
이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총재직을 사퇴한 뒤 처음 열리는 당무회의에서까지 비상기구 문제를 놓고 티격태격 싸우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각 세력의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丁世均) 기조위원장이 기조 발제에서 특별대책위의 성격에 대해 △전당대회 일정을 논의하고 △최고위원 기능을 보완하며 △비상권한을 갖는다고 밝혔을 때만 해도 회의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먼저 쇄신파인 천정배(千正培) 이재정(李在禎) 의원 등이 “너무 엄청난 권한을 갖는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정 위원장이 “특대위는 당무위원회 자문기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자 매듭이 풀리기 시작했다.
이윤수(李允洙) 의원이 기구 구성의 방법과 성격, 인선원칙을 논의할 것을 제안하자 “최종결정은 당무위가 한다. 자문기구로 하는 것이 좋다”(신기남·辛基南 의원) “기회균등의 원칙에 따라 각 계파의 대표성을 가진 분들을 참여시키자”(추미애·秋美愛 의원)는 등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이어 김경재(金景梓) 의원 등이 “공정한 인선을 하겠다는 총재권한대행의 약속을 담보로 위임하자”고 제안하자 한광옥(韓光玉) 대표는 “공정하게 인선하지 않으면 대표직을 그만두겠다”고 천명했다.
결국 이날 회의는 △특대위 구성 △성격은 자문기구로 할 것 △구성은 한광옥 대표에게 위임 등 세 가지를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20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될 특대위는 정치일정의 문제와 당헌개정 등 주요 당무에 관해 당무위원회의 지휘를 받는 자문기구로 결정돼 당초보다 위상이 크게 격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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