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대만의 치아이구장에서는 야구 월드컵대회 한국과 미국의 예선 3차전 경기가 벌어졌다.
2연승을 달리고 있던 한국으로서는 전날 경기에서 타격이 오름세에 올라 한 번 해볼만한 상대로 미국을 평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실책을 연발하며 4실점한 한국은 9회까지 단 1점도 올리지 못하며 0-11이라는 치욕의 패배를 당하고 만 것.
미국 마이너리그 유망주들로 구성된 팀에게 주전 중 프로가 대부분인 한국이 이렇게 처참히 무너진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기량면에서 차이가 나는 것도 사실이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대한야구협회와 코칭 스태프들의 무식이 불러온 결과다.
경기 1시간 전 한국은 선발 선수명단, 즉 오더를 미국에 앞서 먼저 제출했다.
보통은 경기기술위원이 양쪽의 오더를 같이 받는 것이 관례인데 한국측에만 오더를 요구했던 것.
한국측의 항의로 미국 덕아웃에 오더 제출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무언가 미국이 노리는 수가 있다고 생각한 한국은 이후 홈플레이트에서 오더를 재교환 했다.
문제는 미국이 한국의 선발 투수를 확인한 후 오더를 다시 교환했다는 것이다.
팀이 0-11로 대패한 이후 한국팀의 김정택 감독은 미국의 행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
하지만 미국팀의 오더 교환에는 전혀 문제점이 없었다. 이유는 야구 월드컵 을 주관하는 IBAF 규정상 아무런 하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IBAF 규정에 따르면 주심이 경기 시작을 알리기 전까지는 언제든지 오더를 바꿀 수 있다고 되어있다. 미국은 미리 IBAF 규정을 파악하여 치밀한 계획을 세운 반면 한국은 규정도 제대로 모르고 있었던 것.
김감독이 인터뷰에서 선발투수 예고가 의무가 아니어서 말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럼 경기 시작 전의 오더 교환에 대해서는 왜 몰랐던 것일까?
국제경기에서 나라를 대표하는 팀의 감독이 일반적인 규정조차 모르고 있으니 이미 경기는 해보나마나 였던 것.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좁은 시야를 갖고 있는 한국의 지도자들, 그들은 언제쯤 높이 날아야 멀리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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