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어디로 갈까?' 대선배 선동렬(오른쪽)과 나란히 앉아 KS6차전을 관람하는 박찬호.
‘프리에이전트’ 박찬호(28·LA 다저스)를 가장 원하는 팀은 보스턴 레드삭스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스포츠전문 격주간지인 스포팅 뉴스가 운영하는 웹사이트(sportingnews.com)는 12일 ‘핫 스토브 리포트(Hot Stove Report)’에서 박찬호를 비롯, 베리 본즈, 제이슨 지암비, 브렛 분, 조니 데이먼 등 5명의 선수를 FA 가운데 톱 클래스로 분류, 이들을 원하는 팀을 서열대로 나열하는 예상기사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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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팅 뉴스는 박찬호를 가장 원하는 팀으로 보스턴을 제일 먼저 지목하고 콜로라도 로키스,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순으로 박찬호에게 눈독을 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포팅 뉴스는 배리 본즈와 제이슨 지암비 두선수에 대해서만 ‘그들을 데려가고 싶어하는 팀과 가능성’에 관한 기사를 싣고 나머지 선수들은 ‘데려가길 원하는 팀의 리스트를 제시’하는 선에서 그쳤다.
하지만 스포팅 뉴스가 박찬호를 데려갈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으로 왜 보스턴을 지목했는지는 추측해 볼 수 있다.
먼저 보스턴은 월드시리즈 우승에 목을 메고 있다. 보스턴은 1918년을 마지막으로 단 한차례도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아 보지 못했다.투자는 ‘숙적’ 뉴욕 양키스 못지 않지만 성과물이 없다. 2001시즌 개막 기준 팀 연봉은 1위 뉴욕 양키스(총액 1억 979만달러)에 이은 2위(1억 955만달러)지만 포스트시즌에도 오르지 못했다. 보스턴은 매니 라미레스 등을 영입해 수준급 타선을 구성했다. 하지만 투수력은 타력에 못 미친다. 패드로 마르티네스란 ‘불세출’의 스타가 있긴 하지만 2,3선발이 취약하다. 더구나 이번시즌 마르티네스의 부상 공백을 훌륭하게 메워준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가 FA를 선언해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노장 브렛 세이버 하겐도 내보내기로 내부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져 마르티네스와 함께 마운드를 이끌 ‘에이스 급’ 투수의 영입이 절실한 상태다.보스턴에게 프리에이전트 투수 랭킹 1위인 박찬호는 ‘딱’인 셈.
콜로라도도 보스턴과 사정은 비슷하다. 콜로라도는 토드 핼튼, 래리 워커 등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를 보유하고도 이번시즌 내셔널리그 서부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오프시즌에 마이크 햄튼을 역대 투수 최고액인 8년 1억2100만 달러에 영입했지만 햄튼을 받쳐줄 투수가 없어 플레이오프진출은 꿈도 못꿨다. 만일 박찬호를 영입한다면 월드시리즈 우승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커트 실링-랜디존슨에 버금가는 우완 박찬호-좌완 햄튼의 강력한 ‘원투펀치’를 갖출 수 있다.
3위를 차지한 LA 다저스는 박찬호가 데뷔한 팀으로 친숙하다는 것이 최대 강점. 만일 박찬호가 당초 목표액보다 적은 연봉을 수용한다면 재계약 가능성은 그 어느팀 보다 높다.
이밖에 뉴욕 양키스와 뉴욕 메츠는 투수력 보다 타력 보강에 전념할 것으로 보여 박찬호가 인연을 맺을 가능성은 현재로선 그리 높지 않다. 양키스는 제이슨 지암비를 영입 1순위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고 메츠 또한 마이크 피아자와 함께 중심타선을 구성할 ‘슬러거’를 물색중이다. 메츠는 본즈에게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팀 모두 타선 보강에 실패할 경우 차선책으로 박찬호에게 추파를 던질 가능성은 남아있다.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