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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석]안정환, 빈집털이 당하다

입력 | 2001-11-13 17:34:00


안정환(24·페루자)가 완전히 빈집털이를 당했다.

‘빈집털이’란 온라인 게임의 대명사인 스타크레프트에서 종종 나오는 용어로 상대 진영을 공격하기 위해 공격진이 나가 있는 사이에 본진이 공격당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안정환은 무슨 빈집털이를 당했을까?

세네갈과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을 위해 국내로 돌아온 안정환은 이번 평가전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더욱 알리고자 했다.

안정환의 작전 계획은 이렇다.

팀내에서 브리자스, 바차니 등에 밀려 주전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A매치 3경기를 충실히 소화해내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인다.

이후 이탈리아로 돌아가 확실하게 주전자리를 꿰차며 내년 1월 완전 이적을 성사시킨다.

또한 안정환의 피앙새 이혜원양(22.수원대 산업미술과 4년)과 결혼식을 갖고 안정된 선수생활을 만든 후 월드컵에서 맹위를 떨친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얻어맞은 빈집털이!

주인공은 역시나 일본의 스트라이커 야나기사와 아츠키(24.카시마).

안정환이 국가대표팀 친선경기를 위해 국내에 머물고 있는 사이에 야나기사와는 페루자로의 진출을 확정지었다.

내용인즉은, 2002년 1월부터 6개월간 5600만엔(6억원가량)에 임대선수로 활약한 이후 이적금 4억엔(약 40억원)에 완전 이적한다는 것이다.

야나기사와를 위한 페루자의 시나리오도 대강 나와있는 상황.

현재 페루자의 투톱을 맡고 있는 브리자스와 바차니 중 브라자스를 유벤투스로 팔아넘긴 후 빈자리를 야나기사와에게 일임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안정환에 대한 페루자의 대책은 무엇인가?

아직까지 불투명하지만 항간에서는 분데스리가의 2부리그에서 안정환 영입 의사를 밝힌바 있다는 둥의 소문들이 퍼지고 있다.

페루자의 코스미 감독이 그동안 애지중지했던 애제자 바차니를 대신해 안정환을 주전으로 활용할 것 같지는 않고 경기 외적인 수입이 보장된 일본선수 야나기사와를 벤치에 앉혀둘리도 만무하다.

안정환은 이번 A매치를 통해 자신의 기량을 인정받아 페루자에서 주전경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계획을 갖고 있었고 페루자는 안정환이 없는 사이에 확실한 주전확보와 동시에 장외수익구조를 꾀했다.

어차피 이전부터 진행됐던 페루자의 계획이지만 하필이면 팀을 떠나 있는 상황에서 발생, 안정환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든 결과를 나았다.

완벽한 동상이몽의 결과였다.

이제 남은 시간은 3달!

이 기간 안에 안정환은 야나기사와를 밀어낼 실력을 보여주든지 아니면 세리에-A 최초의 동양인 투톱으로 우뚝서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