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뮤지컬]'오페라~' 될때까지 다시…다시… '유령'도 지쳤다

입력 | 2001-11-13 18:28:00


12월2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개막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세계적으로 이름난 작품인데다, 뮤지컬 사상 유례없는 100억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탓에 일찍부터 궁금증이 쏟아졌다. 과연 어떤 공연이고 국내 배우들이 제대로 소화해낼 수 있을까.

9일 서울 역삼동 ‘스타서치’ 스튜디오의 연습 현장을 찾았다. 이번 공연의 연습 현장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국내 제작사인 ㈜제미로 이외에 공동 제작사인 영국 RUG의 연출자 아티 마셀라의 허가를 얻고 나서야 취재를 할 수 있었다.

#“좋은 데 아직 아니예요”

연출자 마셀라가 자주 하는 말이고 배우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다. 그가 이 말을 하자마자 윤영석(유령) 이혜경 김소현(크리스틴) 류정한(라울) 등 네 주역은 물론 30여명의 배우들이 멋쩍은 웃음과 함께 같은 연기를 반복한다.

연습 장면은 오페라 극장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넣은 유령이 크리스틴에게 주역을 맡기라고 강요하는 대목. 유령은 오페라극장의 여자 성악가인 크리스틴을 짝사랑한다.

이에 칼로타(윤이나)가 “발성도 형편없는 풋내기에게 어떻게 주역을 맡기냐”며 반발한다. 이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유령(윤영석)이 음울한 분위기 속에 유령의 경고를 노래했다. 아홉번째 캐스팅에서 마셀라가 “바로 우리의 유령이다(Here’s our phantom!)”고 감탄했던 그 목소리다.

#“살 빠지는 소리가 들린다”

네 주역은 점심 휴식 시간에 모여 약속이라도 한 듯 “연습 자체가 다이어트”라고 했다. 이혜경은 “너무 힘들어 집에서는 개인 연습없이 무조건 쉰다”며 “노래의 가사와 감정이 제대로 전달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말 가사는 뮤지컬 ‘명성황후’의 가사를 담당했던 원로 작사가 양인자씨가 썼다. 윤영석은 “크리스틴에 대한 애절한 사랑을 담은 유령의 노래를 우리 말로 부르면서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점심 시간, 라울역의 류정한은 빵으로 대신하겠다며 했다. “무대 위에서 날씬하고 매력적인 라울이 되려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아직도 비밀”

이 뮤지컬의 매력적인 장면은 무대 천장에 걸린 샹들리에가 갑자기 아래로 떨어지거나 크리스틴과 유령이 배를 타고 자욱한 안개를 뚫고 가는 장면 등. 그러나 RUG측은 “무대 기법을 다 공개하면 신비감이 떨어진다”며 구체적인 설명을 피했다. 현재 공연장인 LG아트센터에 기본 무대 설치는 끝낸 상태. 이를 위해 RUG의 호주 지사에서 들여온 각종 장비만 해도 컨테이너 17대 분량이다.

무대 설비 가운데 샹들리에의 무게는 150kg. 샹들리에가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객석의 반응을 고려해 속도나 방향을 조절해가며 수동 조작으로 샹들리에를 떨어트릴 예정. 무대 위를 유유히 떠가는 듯한 유령의 배는 리모컨으로 조작된다.

이 작품은 본 공연에 앞서 27일부터 일주일동안 프리뷰 공연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입장권은 12월분의 80%, 1월분의 50%정도가 판매됐다. 02-2005-0114

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