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손수 기른 닭을 잡아 카레를 만드는 수업을 하는 것은 교육적인가, 아닌가. 일본의 아키타(秋田)현 오모노가와 기타(雄物川北)초등학교에서 벌어진 논쟁이다.
이 학교 5학년 담임인 한 여교사(33)는 6월 근처의 농업고교에서 병아리 5마리를 얻어와 학생들과 함께 기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병아리가 크면 잡아서 카레를 만드는 수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은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부모들에게도 알렸다.
13일은 바로 닭을 잡는 날이었다. 그러나 이날이 다가오면서 일부 학부모들이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정성 들여 길러온 닭을 잡아먹는 것은 잔인한 일로 학생들의 정서교육에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나머지 학부모들은 “인간은 다른 생물을 먹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옛날에는 아이들도 아무렇지 않게 닭을 잡았다”며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이날 수업은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교장이 “학부모들과의 의견교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 담임 교사는 “생명과 먹을거리의 소중함을 가르쳐 주고 싶었는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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