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인터넷 시장의 이합집산이 가시화되면서 말많던 통신시장의 구조조정이 가시화되고 있다. 파워콤 매각이라는 주요 변수가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유선·무선·종합통신 사업자’ 3강 구도로 통신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정부의 밑그림이 서서히 윤곽을 잡아가는 형국이다.
▽초고속인터넷사업자〓하나로통신이 드림라인을 인수함에 따라 일단은 한국통신(KT) 하나로통신 두루넷의 3강구도가 형성됐다. 그러나 하나로통신은 두루넷과의 합병의향도 밝히고 있어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의 주력군 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윤식 하나로통신 사장은 드림라인 인수를 발표하면서 “두루넷과는 초고속 인터넷 사업분야 과당경쟁 및 중복투자 방지를 위한 사업협력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사업협력이 지속되면 사견이지만 양사가 통합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두루넷은 “통합에 대해 협의한 사실이 없다”고 펄쩍 뛰었다.신 사장이 비록 사견을 전제로 했지만 이 같은 그림을 그린 것은 초고속인터넷 사업자군에서 강자로 떠오른 뒤 ‘제3 통신사업자’의 주력군이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제3 통신사업자는 정부가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파워콤을 비롯해 하나로 LG텔레콤 데이콤 두루넷 등을 묶어 새로이 탄생시키고자 하는 것. 종합통신의 KT와 무선통신의 SK텔레콤에 필적하는 또 다른 사업자군이다.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서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이 합쳐질 경우 이들은 파워콤 입찰에도 공동 보조를 취할 수 있게 된다. 파워콤은 KT에 필적할 만한 통신망을 갖고 있어 이를 인수하는 곳이 제3 통신사업자의 주체가 될 전망이다. 마케팅 협력위원회를 구성한 양사가 합병을 진행하게 될지 지켜볼 대목이다.
▽지켜보는 KT와 SK텔레콤〓SK텔레콤은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두루넷에 매각하기로 하고 마지막 협상을 진행중이다.SK텔레콤 관계자는 “사업부문이 적은 초고속인터넷사업을 계속 유지할 경우 경쟁사에 대해 경계심만 높인다”며 초고속인터넷 사업포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의 구조조정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KT의 경우 “앞으로 통신시장은 유무선 종합사업”이라며 자사의 강점을 내세우면서 파워콤 입찰 결과에 대해 괌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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