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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기타]“알아서는 안 되는 것 아는 것도 교양”

입력 | 2001-11-16 14:01:00


교양은 영어로 ‘liberal education’이다. “교양이 있다”는 말은 “교육을 잘 받은, 예절 바른, 문화적인”이라는 뜻이다. 교양은 복합적인 대상으로 이념, 과정, 지식과 능력의 총합 그리고 정신적인 상태를 가리킨다. 그런데 무엇이 교양지식이고, 어떤 사람이 교양인인가. 디트리히 슈바니츠 교수(함부르크대학 영문학)가 767쪽에 달하는 저서 ‘교양’(들녘 펴냄)에서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의 실체를 보여준다. 이 책의 1부 ‘지식’편은 유럽의 역사, 문학, 미술, 음악, 철학, 성(性) 논쟁사 등 유럽에서 통하는 표준교양의 내용물을 두루 담아냈다. 짧은 시일 안에 교양인 소리를 듣고 싶은 사람에게 요긴할 내용이다. 그러나 해박한 지식만으로는 교양인 소리를 듣기에 부족하다. 책의 2부 ‘능력’편에서 소개한 교양인들이 의사소통할 때 사용하는 규칙을 몸에 익히지 않으면 안 된다. 저자는 교양을 일종의 ‘사회적 게임’이라고 말한다. 이 게임의 목적은 교육받았다는 인상을 풍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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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만약 당신이 사교파티에서 이런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해 보자. “반 고흐, 반 고흐, 이 사람이 네덜란드 축구팀 센터포드 아닙니까? 지난번 월드컵 대회에서 독일 골키퍼의 코뼈를 부러뜨렸던 바로 그 사람이지요?” 당신의 표정이 정말로 진지해서 그것이 농담이 아니라 진담이었다는 것을 사람들이 눈치채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할 것이고 이제부터 당신과 사귀는 것을 꺼리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교양인의 허위의식에 조롱과 야유를 보내지만 그렇다고 교양지식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오늘날 학교교육이 제공하지 못하는 문화적 지식을 갖추기 위해 새로운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은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은 쓰레기 지식을 소개했다. 유럽 왕실에 대한 소문, TV 프로그램, 통속적인 잡지. “사람이 알아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도 교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