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의 평균수명 차이는 주로 유전적 요인 때문이라기 보다는 생활 습관 차이에 따른 것이며 좋은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남자도 여자처럼 90세까지 살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려대 보건학과 박종순(朴鍾順) 연구원은 17일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열린 보건종합학술대회에서 99년 통계청에 등록된 사망자 24만여명을 대상으로 음주 흡연 등 주요 사인(死因)을 제거했을 경우 예상되는 평균수명을 조사한 결과 남자 89.49세, 여자 90.08세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이는 올 7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99년 평균 수명보다 각각 남성은 17.75세, 여성은 10.88세 많은 수치이며 남녀간 수명차이가 거의 없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여성의 장수 이유가 남성보다 더 오래 살도록 설계된 유전자 때문이란 세계 의학계의 주된 가설과 다른 것이라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연구원은 이 결과에 대해 “남녀간에 다소 생리적, 유전적 차이가 있지만 건강한 생활습관을 들이면 현재의 평균 수명 격차는 극복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준다”면서 “남성이 여성처럼 장수하려면 술 담배 카페인음료 등을 피하고 적절한 운동과 건전한 가정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UCLA 의대 J E 에스트롬 교수는 건강생활을 실천하고 있는 몰몬교 사제부부(남자 5231명, 여자 4613명)를 1980년부터 8년간 추적조사한 결과 남성의 평균수명이 88.9세, 여성은 89.5세로 남녀간 평균수명차가 거의 없다는 것을 밝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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