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아듀∼, 다저스.’
LA 다저스가 자유계약선수(FA) 박찬호(28)와 ‘사실상의 결별’을 선언했다.
20일은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FA선수들이 15일간 갖는 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기한 마감일. 하지만 다저스 구단과 박찬호측은 단 한차례도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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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타임스지는 박찬호의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가 다저스의 댄 에번스 단장과 보름 동안 단 한번도 통화를 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보라스는 “전화메모를 남겨 놓았으나 에번스 단장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도 걸려오지 않아 놀랐다”며 “다저스가 추구하는 바가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에번스 단장은 데릭 홀 부사장을 통해 “할말이 없다”며 LA타임스와의 인터뷰도 거절했다. 이 신문은 한 측근의 말을 빌려 다저스가 박찬호와 더 이상 재계약 의사가 없다고 전했다.
자유계약선수시장에 나온 투수 중 1순위로 꼽히는 박찬호에 대해 다저스가 별반 흥미를 갖지 않는 첫번째 이유는 돈 때문. 다저스는 최소한 연봉 1400만달러 이상의 장기계약에 대해 부담을 갖고 있다. 게다가 후반기에 보여준 박찬호의 저조한 성적(7승6패 평균자책 4.40)이 팀에 실망감을 안겨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에번스 단장은 몸값이 비싼 다저스의 FA투수인 박찬호와 테리 애덤스 없이 “케빈 브라운, 제임스 볼드윈, 앤디 애쉬비, 에릭 가니에, 루크 프로코펙, 테리 멀홀랜드 등의 선발투수로도 마운드의 깊이가 있다”고 한 인터뷰에서 밝혔다.
다저스는 현재의 상황을 고려해볼 때 박찬호를 포기하기로 마음먹은 게 확실한 상태. 몸값이 ‘헐값’으로 떨어지지 전까진 계약에 관심을 갖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주사위는 박찬호에게로 넘어왔다. 21일부터 다저스를 포함한 메이저리그 30개 모든 구단과 협상이 가능한 것. 박찬호는 내년시즌 전까지 최상의 조건을 제시한 구단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보라스는 “많은 팀이 박찬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낙관적인 입장.
하지만 당장 다른 팀의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오긴 힘들고 다음달 8일로 예정돼 있는 단장들의 정례 ‘윈터미팅’에서 활발한 협상이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외신에선 박찬호를 스카우트할 유력 팀으로 뉴욕 양키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볼티모어 오리올스(이상 아메리칸리그), 뉴욕 메츠(내셔널리그)를 꼽고 있다.
재력이 있는 양키스는 존 스몰츠(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박찬호를 저울질 중이고 보스턴은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를 내보낼 경우 대안을 고려해야 하는 팀. 투수진이 노쇠한 볼티모어는 마운드에 ‘새 피’가 필요하다. 메츠는 보비 밸런타인 감독이 박찬호를 높이 평가하는 데다 뉴욕에 한인교포가 많아 입장 수입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