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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기업]대형 할인점 규제 추진

입력 | 2001-11-20 18:41:00


정치권이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대형 할인점을 규제하는 법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산업자원위원회는 20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한나라당이 발의한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안)’ 제정을 논의했다. 산자위는 이날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21일 회의를 속개하기로 했다.

▽할인점 규제 법안〓이 법안에는 대형 할인점을 대도시에서는 인구 15만명당 1개로 제한하고,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도심 진입을 어렵게 하는 등의 규제조항이 들어 있어 대형 유통업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여야는 또한 도시계획법상 주거지역으로 되어 있는 재래시장의 재개발과 재건축을 활성화하기 위해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으로 쉽게 용도변경해 고층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자원부 김종갑(金鍾甲) 산업정책국장은 “대형 점포에 대한 직접적인 설립 규제는 소비자 편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으며 대외적으로도 통상 마찰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재래시장 재개발 재건축에 대해 용도변경을 쉽게 해주는 것 역시 특혜 시비와 함께 개발이익이 시장 상인이 아닌 땅 주인에게 돌아갈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세계 이인균(李仁均) 마케팅실장은 “재래시장이 침체한 것은 소비자의 요구와 유통환경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할인점 규제는 시장경제 원리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반발했다.

▽침체 일로의 재래시장〓산자부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7, 8월 전국 1만3503개 중소유통업체를 조사한 결과 이들의 매출액은 98년을 100으로 했을 때 99년 79.5, 2000년 75.6, 2001년에는 74.1로 급격히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는 32.7%가 인근에 대형 할인매장 등장, 23.8%가 소비자 구매력 저하를 들었으며 그 외에 상권의 변화, 경기침체 등을 들었다. 특히 슈퍼마켓, 정육점, 과일 및 채소 등 음식료품 소매, 내의, 가전제품, 음반 및 비디오물, 문구 소매업자들은 50% 이상이 ‘대형 할인점 때문에 매출이 줄었다’고 답했다.

또 조사 대상의 65%는 월매출액이 1000만원 이하라고 답했으며 전체 평균은 1137만원으로 나타났다. 월매출액이 500만원 이하라고 답한 비율도 47.7%나 됐다. 제품 원가와 관리비 등을 제외한 점주의 순수이익은 월평균 183만원으로 나타났으나 통상 수입을 줄이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로는 월 200만∼300만원일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가 전국적으로 중소 소매업자들의 매출 규모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