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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 엿보기]샤킬 오닐 “아이구 속터져”

입력 | 2001-11-21 20:01:00

오닐


‘오닐의 수난시대’.

NBA 최고 센터 샤킬 오닐이 코트 안팎에서 시달림을 당하고 있다.

필 잭슨 감독과의 불화설,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 마크 큐반의 ‘자유투 부정 시비’와 ‘복장 불량’으로 인한 벌금 징계까지.

정말 농구할 맛 안나는 일 뿐이다.

먼저 불화설.

오닐은 부인의 둘째 딸 출산으로 인한 팀 연습 불참을 문제삼은 잭슨 감독으로부터 벌금을 부과받자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 감독에게 실망했다”며 언론을 통해 수차례 잭슨감독을 비난하는 발언을 했다. 천하의 조던은 물론 ‘망나니’ 데니스 로드맨 까지 꼼짝 못하도록 휘어잡았던 ‘실력자’ 잭슨감독이 오닐의 행동을 단순한 ‘어리광’으로 받아 들일리 만무. 당연히 둘 사이엔 팽팽한 긴장관계가 형성됐고 오닐은 심한 스트레스 속에 경기를 치를 수 밖에.

두번째로 자유투 부정 시비.

오닐의 형편없는 자유투는 NBA 팬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그러나 이번시즌에는 50% 이상을 성공시키는 등 지난시즌 보다 훨씬 안정된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하며 ‘유일한 약점’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보였다. 안그래도 오닐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걸 잘아는 ‘괴짜 구단주’ 큐반은 오닐이 완벽하게 되는 것에 공포를 느꼈던 것일까. 큐반은 21일(한국시간) NBA 규칙을 들먹이며 심판들이 오닐의 자유투를 잘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해 오닐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큐반의 주장은 이렇다.

오닐은 평소 자유투를 던진뒤 공이 림에 닿기도 전에 자유투 라인을 넘어선다는 것. NBA 규칙에는 슈팅을 던진 선수는 공이 림이나 백보드에 닿을 때까지 (에어볼일 경우 자유투 자체가 끝날때 까지) 자유투를 던지는 지역을 벗어나면 안된다고 되어있다. 큐반의 불평이 맞다면 오닐은 자유투를 던질때 거의 매번 바이얼레이션을 범하고 있는 것.

NBA 부총재인 스튜 잭슨까지 큐반의 주장에 맞장구를 치며 오닐을 궁지에 몰아 넣었다.

잭슨은 심판들에게 오닐을 잘 감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오닐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 “징징 거리며 운다고 나를 막을 순 없다. 그런 짓은 나를 더욱 화나게 하고 내가 화가 났을때 당신은 쓴맛을 볼 것이다”라고 큐반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오닐은 10살먹은 어린애 처럼 자유투를 던진다”는 큐반의 반격에 약만 더 올랐다.

마지막으로 복장 불량문제.

NBA는 오닐과 그의 팀 동료 코비 브라이언트 등 9명의 선수들에게 복장 규정을 어긴 죄로 21일 5천달러씩의 벌금 징계를 내렸다.

징계 대상자는 오닐, 브라이언트, 트레이시 맥그레이디(올랜도 매직), 닉 반 엑슬(덴버 너기츠) 등으로 지난 97년부터 유니폼 하의가 무릎에서 1인치 이상 올라온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 NBA의 규정을 위반한 것.

즉 ‘힙합 룩(hiphop look)’으로 불리는 헐렁한 래퍼풍 옷차림으로 경기에 출전했다는 것이 징계의 사유이다.

팀 프랭크 NBA 대변인은 유니폼의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규칙을 어긴데 대한 조치라고 말했다.

오닐은 “그럼 존 스탁턴(유타 재즈) 처럼 ‘쫄쫄이’를 입으란 말이냐, 그런옷은 어린애들도 안 입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NBA의 자세가 워낙 강경해 오닐은 더이상 힙합패션을 입지 못할 것 같다.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