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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E&B클럽]어린이 경제교육

입력 | 2001-11-22 18:46:00


여섯 살이 된 아이가 이런 장난감, 저런 과자를 사달라고 자꾸 요구한다. 나는 아이에게 돈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며 아빠가 얼마나 힘들여 돈을 벌고 있는지 날마다 부지런히 설명한다.

그러면서도 여러 가지 고민을 한다. 아이가 돈에 집착 하면 어쩌나, 너무 검소하게 키우면 기나 죽지 않을까…. 나 뿐 아니라 대다수 어머니의 걱정일 것이다. 그러면서 아이들에 대한 경제 교육의 필요성을 느낀다.

한국 사회는 돈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여긴다. 나 또한 그런 편이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자녀에 대한 경제 교육의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실제 이에 관심을 가진 어머니도 늘고 있다.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기에 누구든 경제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렇다면 어릴 때부터 경제 감각이라는 것을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얼마 전 대한 어머니회 중앙연합회가 우리 동네에서 “자녀 경제 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란 주제의 강연회를 열었다.

용돈에 대한 청소년의 생각과 용돈 사용처 기입장 활용에 대한 비디오 상연도 있었다.

청소년 시절 ‘용돈 장부’라는 식으로 돈을 누구한테 얼마 받았으며, 어떻게 썼는지 빼곡이 기록했던 노트가 생각났다. 지금 내 아이는 이런 노트를 쓸 수 없을 것이다.

대신 나는 아이한테 아빠가 직장에 나가서 어떤 일을 하며, 그 일의 댓가가 과자나 장난감 등을 사는데 쓰여진다는 것을 차분하게 설명한다. 아이가 자라면 ‘용돈 장부’도 쓰게 할 생각이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좋은 경제 교육은 먼저 부모가 좋은 모델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살 물건과 사지 않을 물건을 선택하고, 시장을 봐오고, 물건 값을 깎는 과정 뿐 아니라 사들인 물건을 어떻게 아껴 쓰고, 용도를 바꿔서 쓰고, 보관해두는 지를 아이에게 슬쩍슬쩍 보여준다.

그렇다고 아이가 금방 돈이 무엇이고, 경제가 무엇인지를 깨우칠 수야 없겠지만 조금씩은 알아가는 것 같다.

한국의 경제 수준이 높아져 간다고 하지만 그렇게 여유롭게 사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아이들에게 이런 세상에서 사는 법을 일깨워주는 경제 교육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어린이 경제 교육에 참고할 만한 인터넷사이트는 한빛은행에서 만든 에코비(ecovi.co.kr)가 있다.

책으로는 ‘그림과 만화로 배우는 어린이 경제백과(을파소 간행)’ ‘이야기로 배우는 어린이 경제(매일경제 신문사 간행)’ ‘피노키오의 몸값은 얼마일까요(아이세상 간행)’ 등이 있다.

추 은 영(서울 강남구 대치동·jun1224@hite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