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점프볼]동양의 초반강세 요인은

입력 | 2001-11-22 19:47:00


그동안 당한 것을 분풀이 하려는 걸까? 대구 오리온즈의 초반 공세가 무시무시하다. 인천 빅스에게 개막전을 내준 후 오늘까지 7연승의 쾌조의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현재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대구 오리온즈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득점

실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블럭

턴오버

2점성공률

3점성공률

자유투율

95.5

86.3

40.1

20.3

8.5

5.9

15

60%

33.1%

76.7%

위 기록이 현재 대구가 올리고 있는 기록이다. 팀득점은 2위이며, 팀실점은 3위이고 리바운드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스코어링 마진이 9.2 로 압도적으로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야말로 공수의 균형이 잡힌 강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이 팀이 저번 시즌에 꼴찌를 한 팀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러면 무엇 때문에 대구가 초반에 이러한 강세를 나타낼 수 있었는지 알아보자.

▽1. 용병선발의 성공

솔직히 그렇다. KBL 은 용병 놀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재 용병이 차지하고 있는 중요성은 말할 수 없이 크다. 그야말로 용병 선발만 잘하면 팔자를 고쳐 볼 수 있는 게 KBL의 현실이다. 그런 면에서 동양은 그동안 용병선발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한 구단이다. 어쩌면 동양이 작년 시즌까지 계속 부진했던 가장 큰 원인은 용병선발에 실패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기가 막힌 용병선발을 했다고 보여진다.

먼저 마커스 힉스의 경우를 보면 이 선수의 엄청난 운동능력이나 개인기 이런 것은 일단 접어두자. 지금 현재 득점리더이기는 하지만 대체로 득점왕이 있는 팀은 팀웍에 문제가 많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대구의 강세를 힉스의 득점능력에서 찾으려는 것은 올바른 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이다.

KBL팀들은 대체로 용병선발 시 센터와 PF 를 뽑고 또 덩치가 상당히 좋은 선수들을 선호한다. 그런데 이 선수는 거기에서 좀 벗어나 있다. 일단 포지션이나 플레이도 SF 에 가깝고 체격도 맥도웰식의 덩치가 아니라 호리호리한 스타일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SF 로 선발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스타일의 플레이어를 선발한 것이 대구로서 상당히 좋은 선택이었다고 평가한다. 왜냐하면 대구는 전희철이라는 좋은 PF/SF 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선수의 장점은 외곽과 인사이드에서 같이 플레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이 플레이 할 수 있지만 역시 PF 출신이기 때문에 안에서의 공격에 좀더 비중을 두었을 때 이 선수의 위력은 배가된다. 그런데 안에서만 주로 플레이하는 용병을 뽑으면 전희철은 외곽에서만 플레이 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이것은 이 선수의 장점을 반만 살릴 수 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장신 선수가 외곽에서 그냥 서 있음으로 해서 공격 시 팀 전체의 밸런스가 흐트러질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그러나 힉스라는 SF 스타일의 선수를 뽑음으로써 전희철은 힉스와 인사이드와 외곽을 나누면서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질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런 위치 선정은 공격시 코트 밸런스를 유지하는데 아주 도움을 줄 수 있다. (공격시 코트 밸런스를 유지한 다는 것은 한마디로 선수들끼리 충돌 현상을 피할 수 있도록 전형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PF를 둘을 세우면 둘이 자꾸 겹쳐 공격이 잘 안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를 밸런스가 안 좋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또 그런 SF 스타일이면서도 블록과 리바운드에서 PF 이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니 기가 막힌 용병선발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번의 힉스의 선발케이스는 좋은 국내 PF를 보유하고 있는 팀이라면 눈여겨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라이언 페리먼의 경우도 역시 선발에 성공한 케이스로 보인다. 페리먼의 경우 디펜스와 리바운드를 생각하고 뽑은 선수인데 기대했던 리바운드에서는 경기당 16개로 Top 을 달리고 있을 뿐 아니라 득점력에 있어서도 경기당 평균 20점 정도를 확보해주고 있다. 둘이 합쳐 경기당 56점에 리바운드 26개를 기록하고 이것이 팀 전체의 60% 를 차지하고 있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2. 성공적인 드래프트와 수비수의 영입

필자가 전 칼럼 'KBL 관전 Point'에서 대구의 선수영입에 대해서 성공적으로 평가한다고 언급했었는데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이렇다. 무엇보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PG 를 김승현이라는 걸출한 선수를 드래프트 함으로써 일거에 해소할 수 있었다. 김승현에 대해서는 이미 한 번 다루었으므로 다시 다루지는 않겠다. 김승현의 확보가 가장 중요한 국내선수 확보의 한 포인트였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다. 저번 시즌 대구의 또 다른 문제점은 끈질긴 수비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수비전문이라야 이훈재 선수 하나였지만 노쇠해서 별로 팀 전술에 큰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위성우와 이지승이라는 끈질긴 수비수 2명을 영입했고 이 두 선수의 영입이 팀 전체의 수비를 강하게 하는 역할을 가지고 왔다. 사실 농구에서 수비수 한 명이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이면 팀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수비에 집중력을 가지게 된다. 예를 들어 인천 빅스 조동현의 파이팅은 이 선수가 기록상 팀에 기여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기여한다. 옆에서 몸을 날리는데 가만히 보고만 있을 프로선수는 없다. 또 이런 전문 수비수의 영입은 팀 전체의 수비를 강화시킨 효과를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벤치의 작전을 좀더 용이하게 해주는 효과를 거두었다. 위성우를 창원의 조성원에게 매치업 시켜 조성원의 득점을 막음으로써 대구가 창원전을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상황에 따라 상대 슈터를 막을 수 있는 'Stopper'를 두명이나 보유하고 있다는 것 이것은 상당히 강력한 무기이다.

▽3. 블루워커 투철스

현재 KBL 의 팬들 중 상당수는 사실 90년대 초중반 대학농구 팬들이다. 드라마 마지막 승부와 일본만화 슬램덩크의 인기와 맞물려 당시 대학농구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었고 현재의 프로농구가 가능하게 된 것도 사실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