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계 ‘세기의 로맨스’가 베일을 벗었다.
독일 태생의 미국 지휘자 겸 작곡가 앙드레 프레빈(72)과 독일의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38)가 34세의 나이차를 넘어 최근 약혼식을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클래식계에서 세계적인 지휘자와 독주자의 결합은 처음이며 결혼식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에서 활동하다가 연주를 위해 내한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은 23일 “비올리스트 유리 바슈메트가 최근 독일 모처에서 열린 프레빈과 무터의 비밀 약혼식에 참석했으며 여러 관계자들도 두 사람의 약혼 사실을 확인해줬다”고 전했다. 김지연은 내년 서울에서 바슈메트와 실내악 공연이 예정돼 있을 만큼 친분이 깊다.
최근 독일에서 보자르 3중주단 공연을 가진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도 “프레빈과 무터가 관객으로 왔다가 (내게) ‘서로 열애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프레빈은 김영욱에게 바이올린 소나타 곡을 줄만큼 절친한 사이다.
무터는 약혼식이 열렸던 최근 ‘테러 위험’을 이유로 런던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등 여러 공연 스케줄을 취소한 사실이 확인됐다.
프레빈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무터에게 ‘탱고와 춤’ 등 여러 작품을 헌정하며 예술적 동반자의 인연을 맺어왔다. 특히 두 사람은 95년 도이치 그라모폰사에서 프레빈이 지휘하고 무터가 연주한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을 내기도 했다.
무터는 96년 변호사였던 남편과 사별한 후 혼자 지내왔다. 프레빈은 99년 세번째 부인 헤더와 이혼했으며 두번째 부인인 여배우 미아 패로와의 사이에는 한국 출신의 순이 패로 프레빈을 입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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