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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등대자료 1500점 수집 석영국 포항해양청과장

입력 | 2001-11-23 21:32:00


“바다에 나가보면 등대가 얼마나 중요하고 믿음직스러운지 알게됩니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 항로표지과장으로 근무하는 석영국(石永國·47)씨. 동해 서해 남해에 있는 2100여개의 등대 중에서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거의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당시 교통부 9급 공무원으로 들어간 이후 27년째 등대를 돌보고 있다.

석씨는 1999년 1월 포항해양청에 근무하면서부터 전국에 흩어져 있던 등대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그가 수집한 자료와 유물은 1500여점. 무인도의 등대에서 서울 청계천시장, 도서관 등 항로표지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자료와 유물을 찾아 전국을 샅샅이 뒤지다시피했다. 이 과정에서 1903년 건립된 것으로 알려졌던 포항 장기곶 등대가 1908년 세워졌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1903년 6월1일 인천 팔미도의 등대 설치를 시작으로 2003년이면 우리나라 등대 역사가 100년이 됩니다. 짧지 않은 세월 동안 등대는 바다와 육지를 이어주는 귀중한 역할을 해 왔지만 등대 관련 자료가 방치되거나 흩어져 있어 아쉬웠습니다.”

그가 애써 모은 등대 자료들은 내년에 정식 개관할 예정인 포항시 대보면 장기곶 등대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해양수산부는 2003년 석씨가 모은 자료 등을 토대로 ‘한국등대 100년사’를 펴낼 예정이다.

sapi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