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도1〉백-윤성현7단 흑-박영훈2단
윤성현 7단은 동료 기사들 사이에서 ‘타개의 달인’으로 통한다. 도저히 살 수 없을 것 같은 좁은 곳에서도 절묘한 수순으로 생명선을 놓치지 않는 것이 장기라는 평이다.
최근 열린 박카스배 천원전 결승 5번기 2국. 1국을 놓친 윤 7단은 2국마저 지면 희망이 거의 사라진다. 그러나 그는 초반 멋진 타개 솜씨를 보여주며 승리를 낚았다.
장면 1도를 보자. 윤 7단은 우변에 점점이 떠있는 백 ○들을 살려야 한다. 백 1로 젖혀간 것이 돌의 능률을 최대한 활용한 좋은 수. 흑이 3으로 끊으면 패모양이 되기 때문에 2로 치충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백이 5, 7을 선수한 뒤 9로 막은 것이 강타.
◀장면도 2
장면 2도. 흑이 1로 젖힐 수 밖에 없을 때 2로 먹여친 것이 묘수. 막상 실전에서 이런 수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은 법이다. 2로 먹여쳤기 때문에 ‘가’로 내려서는 수가 선수로 듣는다. 결국 백은 8까지 흑진에서 알뜰하게 살아버렸다. (흑5… 2에 이음)
더욱 놀라운 것은 백이 30여수 전에 이곳의 수읽기를 완벽하게 끝내놓고 하변에서 흑을 회돌이치는 수순을 이미 해놓았다는 점. 좌변이 살고 난 뒤 하변에 손대면 실전과 달리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백 224수만에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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