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할리우드 영화의 상업성에 대항해 아시아와 유럽 영화가 연대해야 할 때다.”
영화 ‘베티 블루 37.2’와 ‘디바’로 유명한 프랑스 영화감독 장자크 베넥스가 25일 태국의 방콕영화제 폐막식에서 할리우드 영화의 상업성에 대해 일갈하며 아시아와 유럽 영화인들의 행동을 촉구했다.
베넥스 감독은 “말초적 만족만을 추구하는 할리우드 영화는 갈 데까지 갔다”며 “아시아와 유럽의 영화가 연대해 ‘영화 공장’인 할리우드의 상업성에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넥스 감독은 또 “할리우드는 현실도피용으로 영화를 대량 생산하고 있지만 영화는 단순히 소비의 대상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시아인들에게는 ‘예술성 있는’ 유럽과 아시아 영화에 대한 욕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AFP통신은 할리우드 영화에 대해 맹렬히 비판해온 베넥스 감독이 내년에 할리우드의 유명 여배우를 기용해 미국 영화 1편을 감독하기로 했다고 꼬집었다.
과거에도 ‘에일리언 4’, ‘어벤저’ 같은 대형 할리우드 영화의 감독직을 제의 받았다는 베넥스 감독은 “각본이 좋아 감독직을 수락하게 됐다”고 토로하며 할리우드와의 계약을 ‘악마와의 만찬’에 비유했다. 이번 방콕영화제에는 베넥스 감독의 신작 ‘죽음의 전이(Mortal Transfer)’를 비롯해 전 세계 20개국에서 독립영화 90편이 출품됐다.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