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그래미상 클래식 독주 부문은 28년 그래미 역사상 처음으로 기타 연주자에게 돌아갔다. 주인공의 이름은 샤론 이즈빈. 미국 줄리어드 음대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타담당 교수이기도 하다.
여성 기타리스트로서 수많은 ‘사상최초’ 기록을 돌파중인 이즈빈이 내한연주를 갖는다. 12월 5일 7시반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미국에서 과학자의 딸로 태어난 이즈빈은 부친의 파견근무지였던 이탈리아에서 9살 때 기타를 배우기 시작, 기타의 대명사인 안드레스 세고비아와 오스카 길리아를 사사했다.
1975년 토론토 국제콩쿠르, 1976년 뮌헨 국제콩쿠르에서 잇따라 우승하면서 기량을 인정받았고 이후 뉴욕 카네기홀, 워싱턴 케네디 센터 등 세계적 공연장들을 매진시키면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1년 첫 내한 무대를 가졌다.
여성이니까, 달콤하고 부드러운 기타 음색을 자랑하지 않을까? 그것은 짐작에 불과하다. 정글탐험과 모터사이클, 크로스컨트리를 즐긴다는 그의 연주는 ‘취미 목록’ 만큼이나 다이나믹하고 힘이 넘친다. 절정의 리듬감 속에서도 화려하리만큼 다양한 음색을 구사하고, 기타 프렛을 스치는 이른바 ‘삑사리’ 잡음을 찾기 힘들다.
서울 무대에서 그는 타레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브로우어 ‘검은 데카메론’ 등 10곡을 연주한다.
사족. ‘숙녀의 나이를 알고자 하지 말라’는 서양 관행이 그렇지만 유독 그의 나이는 어떤 자료에도 나와 있지 않다. ‘아홉살에 기타를 시작할 즈음은 존 바에즈 등의 반전(反戰)가요가 한창 유행하던 시절이었다’는 그의 말에서 대강의 단서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2만∼5만원. 02-720-6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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