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 급등으로 ‘대세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국내 증시에서 대세 상승이란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넘어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그러나 증권가 일각에서는 이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세 상승의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무조건 믿고 따르기에는 위험 부담이 없지 않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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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감뿐인 주가〓엄밀히 말해 지금의 상승 장세는 순전히 기대감만으로 형성된 것이다. “미국 경기가 내년부터 좋아질 거야” “국내 증시는 바닥을 지났을 거야” 등의 기대감이 그것.
문제는 이런 기대감이 실제 경기와 연결될 수 있느냐는 것. 내년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전망일 뿐이다. 또 이런 ‘기대 섞인’ 전망은 올해 초부터 여러 차례 있었으나 모두 틀렸다. 기대감만으로 오른 증시가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졌는지는 올해 1월과 4월 두 차례나 경험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동태〓외국인은 자선사업가가 아니라 매매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다. 이들이 언제까지나 주식을 계속 사들일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물론 보유 종목 수를 늘리고 있는 최근 모습을 볼 때 이들이 갑자기 주식을 팔고 나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과거에도 기관이 뒤늦게 주식을 사기 시작하면 외국인은 반대로 이익을 실현하며 주식을 팔고 나온 경우가 몇 차례 있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증시의 과열 우려〓지난주 후반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탄 미국 증시는 “체력이 튼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동안 몇 차례 쉬어야 할 때 쉬고 오를 때 오르는 ‘조정’ 과정을 거쳐왔기 때문.
반면 국내 증시는 이번 상승장 동안 줄기차게 올라오기만 했다. 과열된 증시의 전형적인 모습. 쉽게 달아오른 증시는 식는 속도도 그만큼 빠르기 마련이다.
▽하락세가 예상되는 환율〓환율이 최근 1주일 동안 20원 이상 떨어지는 등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내수가 그런 대로 버텨주고 있긴 하지만 국내 경제가 본격적으로 좋아지려면 역시 수출이 증가해야 한다. 그런데 환율 하락 추세가 계속될 경우 수출되는 제품의 가격이 올라 경쟁력이 약해진다. 국내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도 전에 원화부터 강세를 보이는 것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너무 빨리 찾아온 대세 상승〓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는 1년 반짝 하고 4년 쉰다”는 속설이 있다. 지수가 1000에 도달했던 89년 94년 99년의 주기가 5년인 데서 나온 말.
주가의 하락 기간도 89∼92년 중반, 94년 후반∼98년 후반 등 약 3, 4년씩 있어왔다. 그러나 이번 상승 장세가 대세상승이라면 지수 하락기간(지난해 초∼올해 9월)은 불과 2년도 되지 않는다. 투자자들이 단 2년 만에 다시 대세상승을 받아들일 정도로 낙관적일 수 있을까는 아직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