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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의 감각훔치기]도발적 '로 다운' 팬츠 어때요?

입력 | 2001-11-28 18:10:00


미국 텍사스주에 사는 미국인 친구 하나는 최근 전화통화에서 배꼽을 지나 골반 아래까지 깊숙이 내려입는 ‘로 다운(Low down)’ 팬츠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정말 ‘hot한’(인기를 끄는) 아이템이야.”

“너무 ‘cool하잖아’(멋지잖아)?”

그녀의 말마따나 최근 미국판 여성잡지나 팝스타들의 뮤직비디오를 들여다보면 ‘로 다운’ 팬츠의 열풍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제 미니스커트의 한없이 ‘올라가는 높이’에 흥미를 잃은 신세대들이 ‘내려입는 멋’의 미학에 집착하고 있다”는 등 해외 패션 평론가들도 트렌드 분석에 분주하다.

골반 뼈의 윤곽이 고스란히 보인다는 뜻에서 ‘힙 본(hip bone)’ 팬츠로도 불리는 이 아이템은 이번 시즌에는 골반 아래 10㎝ 이상까지 내려가 더 ‘흥미진진’하다.

여기에는 머라이어 캐리,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미녀 팝스타들의 공헌이 컸다는 평.

특히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뮤직비디오, 앨범용 사진, 각종 인터뷰에서 배꼽 피어싱에 짧은 톱까지 완벽한 코디네이션의 ‘로 다운’ 팬츠로 무장해 주목을 끌고 있다.

왠지 모르게 섹시함보다는 터프함이 묻어난다.

동덕여대 의상디자인학과 간호섭 교수는 이런 패션 테마를 ‘영 앤드 와일드(Young & Wild)’라고 압축했다. “데님, 코듀로이, 가죽 등 활동성 강한 소재를 사용해 어딘가 모르게 강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는 것.

국내 반응은 어떨까?

리바이스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도 미국의 인기 아이템 일부가 수입됐지만 아직 큰 호응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 홍익대 앞 등에서는 몇몇 ‘과감녀’들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베스티벨리 디자인팀 남창현 팀장의 ‘경고’에도 주목해보자. ‘로 다운’ 팬츠는 상체는 날씬해보이지만 하체가 짧아보이게 된다는….

bright@donga.com